| 게시판 이름 |
 |
new 자유게시판 |
| 글 제목 |
[펌]이회창,"명문집안인가,세도가집안인가"
|
| 글쓴이 |
위장귀족 ()
|
| 글쓴 시각 |
2002-07-03 05:23:35 from 128.134 조회수 30 추천수 9
|
일제시대 때 검찰서기한 집안이 명문가집안이라니....그러면 독립투사집안은 천민집안인가?
명문 집안인가, 세도가 집안인가
정운현 기자 jwh59@ohmynews.com
최근 하순봉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한 주간지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 논란인 모양이다. 하 최고위원은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나라도 명문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의,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 최고위원이 지칭한 사람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또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상고를 나온 것을 빗댄 것이라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필자는 하 최고위원의 말이 전연 말이 안된다거나 또 부당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또 그런 후보가 있다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이회창 후보가 여기, 즉 '명문학교를 나온 좋은 가문 출신의,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에 해당하느냐는 점이다. 하 최고위원이 비유한대로 이 후보가 나온 학교를 '명문 학교'로, 이 후보의 집안을 '명문 집안'으로, 그리고 이 후보의 경력을 '훌륭한 경력'으로 과연 볼 수 있을까?
지난 90년 7월 윤보선 전 대통령이 별세했을 때 도하 국내언론은 윤 전 대통령의 가문을 두고 '명가' '명문가'로 보도했다. 얼핏 보면 일국의 대통령을 낸 가문인데다 당 대표, 내무장관, 서울대 총장, 군 장성, 주영공사, 농림부장관, 경기도지사, 국립보건원장 등등 한 집안에서 한 명 나오기도 힘든 고관대작을 10여 명이나 배출했으니 '감투'에 익숙한 우리 언론으로선 그리 표현할만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기고 보면 윤 전 대통령 가문처럼 '반민족 가문'도 흔치 않다. 대표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큰 할아버지(웅렬)는 구한말 군부대신 출신으로 1910년 '한일병합'에 기여한 공로로 은사금 2만5천엔과 남작 작위를 받았으며, 그의 부친(치소)는 중추원 참의와 일제에 2천원을 국방헌금으로 냈다. 또 그의 당숙(치호)은 일제 귀족원 의원을 지냈으며, 사촌 2명은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에서 총무과장(명선)과 관동군사령부 대위(승선)를 각각 지냈다. 이 감투들은 일제하 '보통 조선인'들이 차지할 수 없는 자리였다. 윤씨 집안을 과연 명문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이회창 후보가 나온 학교, 집안, 경력을 간단히 살펴보자. 이 후보는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법관까지 지냈으며, 그의 부친은 변호사를 지냈다. 즉 그는 머리좋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유명대학을 나와 부잣집 사위 1순위로 꼽히는 판사를 지냈으며, 그의 부친 역시 변호사를 지냈으니 세속적으로 봐 '괜찮은 집안'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 후보는 독재정권 하에서 판사로 재직하면서 5.16 군사쿠데타 세력의 '사법살인', 즉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재판정에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그의 부친은 일제하 경력을 놓고 수 차례 친일논쟁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대, 특히 서울대 법대를 '명문'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언젠가 서울대 법대 출신의 한 재계인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들이 사회적 공헌은커녕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그들을 위한 법논리 개발에 지식을 팔고 있다는 투로 동문들을 비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서울대는 '명문대학'이라기보다는 '유명대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적할 듯 싶다. 그렇다면 윤 전대통령이나 이회창 후보의 집안은 '명문가'라기 보다는 '세도가' 집안으로 보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과연 명문(名門), 명가(名家)는 없는가? 꼭 그렇진 않다. 일생을 독립투쟁에 바친 백범 김구를 비롯한 애국지사들의 가문은 명가로 볼 수 있다. 특히 나라가 망한 후 여러 형제가 가솔을 이끌고 만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했으며, 단 한명도 낙오(변절 등)없이 조국해방을 맞은 우당 이회영 가문 등은 그 대표적인 명가라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본다면 성삼문 등 충신열사의 집안, 국난극복에 충절을 바친 서애 유성룡 집안 등도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명문학교도 없지 않다. 윤동주 등을 배출한 간도의 용정(龍井)중학, 손기정을 배출한 양정중학, 그리고 유관순 열사가 다니던 이화학교 등은 명문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명가의 조건>을 펴낸 언론인 출신 김동선씨는 책 첫머리에서 "명가는 그 명망에 걸맞는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고 썼다. 적절한 지적이라고 본다. 하순봉 최고위원은 김 씨의 지적을 한번 되새겨보기 바란다.
2002/07/02 오후 11:01
ⓒ 2002 OhmyNews
|
|
| 자료분류 |
분야
형태
출전 |
|
..프린트버전 보기
..E - 메일로 보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