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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은 왜 노무현에게 냉랭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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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나도펌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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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15 02:37:40 from 211.215 조회수 112 추천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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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은 왜 노무현에게 냉랭한가?
영남인의 자존심 먼저 회복시켜 줘야
김태섭 기자
지난 5월 26일 부산 지역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 주최로 '한나라당 박원홍 망언 규탄집회'가 부산역 광장에서 열렸다. 이 집회는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가 최초로 전국 규모로 개최하는 정치인 '규탄집회'였다.
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노사모 회원들은 전단지를 들고 길거리 시민들을 찾아 나섰다. 이날 저녁에 벌어진 프랑스와의 월드컵 평가전 때문인지 거리는 더없이 한산했다. 노사모 회원들은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나, 식당에서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며 한국축구팀을 응원하는 부산 시민들을 상대로 전단지를 돌렸다.
노사모의 '박원홍 규탄대회'와 냉정한 부산시민들
이날 행사를 취재한 기자의 눈에는 행사가 진행되는 부산역 광장 한 귀퉁이에서부터 노사모 회원들이 만난 부산시민들은 대체로 냉랭한 표정들이었다. 그들의 눈에서는 분노와 냉소가 함께 묻어 나오고 있었다.
간혹 가다가 시민들이 "'노사모'가 뭐하는 곳인지, 집회의 취지는 무엇인지" 노사모 회원들에게 물었다. 노사모가 설명을 해 주면 시민들은 고개를 끄떡끄떡 하면서 "수고하라"는 말을 해 주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절반 이상되는 시민들은 냉랭했다.
얼마전 한 대학교수로부터 들은 말이 생각났다. 이 교수는 "IMF이후 지속되는 고실업률, 대체산업의 부재, YS정권의 실패에 대한 실망, DJ정권에서의 소외의식 등 부산 민심의 현주소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시민들이 보인 냉랭함의 원인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는 분석이 아닐까?
그러나 문제는 사정없이 곤두박질친 부산시민들의 자존심을 어떻게 회복해 줄 수 있는가이다. 92년 대선 때, 부산 지역 유권자들의 다수는 자존심을 팽개치면서 3당 합당까지 한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밀어주었다. 그런데 IMF가 터지자 많은 국민은 그 모든 죄과를 YS에게 뒤집어 씌웠다. 그 선봉에는 조선일보 등 수구언론이 앞장섰다(조선일보가 IMF 전부터 해 온 보도행태에 대해서는 근거와 함께 따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IMF의 원인제공자는 노태우?"
지금 부산시민들은 그로 인해 더없이 자존심이 상해 있고, YS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속았다는 생각은 수구언론들의 끊임없는 기만공세에 젖어버린 탓도 한몫을 차지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IMF는 엄밀히 말한다면 YS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의 결정적 원인 제공자는 바로 노태우라는 점이다.
YS가 집권했을 때, '아이쿠, 이거 심각하구나'라는 걸 YS는 느꼈다. 그래서 금융실명제 등 특단의 조치들을 취하고자 YS는 많이 애를 썼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수구언론이 앞장서 경제개혁 프로그램에 대해 때마다 방해를 했다. 그러고서 YS임기 말에 IMF가 터지자, 그 모든 죄를 YS에게 뒤집어 씌웠다.
만일 기자의 이런 인식이 맞다면 노무현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서 취한 행보 등은 그 자체가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절차상에서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가능해진다.
이런 주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즉 노무현이 YS를 찾아가기 전에 먼저 더할 나위없이 실추된 부산시민들과 영남인들의 자존심 회복을 먼저 해줬어야 한다. 즉 "IMF의 주범은 YS가 아니라, 노태우다"라고 분명히 말했어야 한다. 그후에 YS를 찾아갔다면 부산 민심은 지금까지 그렇게 냉랭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지지세력들이나 노무현은 부산을 비롯한 영남 민심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렇게 해야 이번 6.13 지방선거의 승리와 더 나아가 연말 대선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본다.
"한 번 속지, 두 번 안 속는다"
지금처럼 자존심이 구겨져 있는 상태로 '우리가 한 번 속지, 두 번은 안 속는다'는 의식이 부산 시민들을 비롯한 영남 사람들에게 뿌리 박혀 있는 한, 적어도 그들에게는 노무현이 말하는 '국민통합, 동서화합'은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2002년05월30일
ⓒ 디지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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