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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게시판] 40대여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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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갓댐양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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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 시각 |
2002-07-01 11:46:17 from 61.99.9 조회수 20 추천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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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 고개숙인 남성 40대여-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글쓴이 msmdr6464
글쓴 시각 2002-07-01 11:43:42 from 211.208.244.10
나는 40대 중반이다. 내가 이런 글을 올리게 된 것은 노무현후보의 지지율이 40대의 유동적인 마음때문에(아니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삐친 것 때문에) 하락했다는 여론조사의 보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진작 글을 쓰고 싶었지만 잠시 월드컵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잊도록 내버려두고 싶었기에 이제야 쓴다.
40대- 내가 생각할 때 이 정도 나이가 되면 우리 나라 사회에서는 볼짱다 본 나이라 생각한다. 직장에서 자신의 위치는 이미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출세 가도에 들어선 나이이기도 하고, 원하든 원치않든 떠날 시기만 생각하고 있을 나이이다. 사업이라도 벌려 돈 좀 왕창 벌어 적당히 바람도 피우면서 폼잡고 살고 싶기도 하고, 이미 앞선 놈들은 금력과 명예, 그리고 권력에 맛들이고 싶어 안달이 날 나이이기도 하다. 보통의 우리들은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움틀거리지만 마누라 생각에, 자식 생각에 "좀 참고 살다보면, 좋은 날 있지 않겠나?" 매일 자기 최면을 걸고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마누라도 이제 남편의 능력을 알고 있다. 밤의 능력 뿐만 아니라 낮의 능력도 알고 있다. 착한 마누라 만났으면 잔소리 덜 들으면서, "우쨌든 아이들 대학 졸업할 때 까지 참고 살자"고 가끔 위로라도 받으면서 살 것이고, 못된 마누라 만났으면 잔소리에 무능력하다는 핑계로 "돈벌어 오겠다고 난리법석을 떨어도" 집안 조용한 것이 좋다고 참고 살 것이다.
자식의 능력도 부모의 눈에 이미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공부로만 판단하여 sky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이미 부모들은 알고 있다. 자식들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면 그래도 혹시나 하여 사교육비 조달에 술한잔 먹을 때에도 눈치보면서, 변명해가면서 먹으면서 약간의 기대를 갖고 살 것이고,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닐 정도 되면 자식이야기는 입 밖에도 내지 않고 살 것이다. 자식에 대한 희망이 없는 40대-얼마나 비참하게 느껴지는 사회인가?
보통의 40대들은 이미 이렇게 살고 있다.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학벌이 없으면, 하다 못해 괜찮은 고등학교 동창조직도 없다면 40대의 나이에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을 데가 어디 있는가? 이미 사회조직에 있어서 자신의 평가는 끝났다고 보아야 되지 않겠는가?(물론 특별한 인간은 제외하고-이런 인간은 1%도 되지 않기에 이런 신기루 같은 인간에 우리 자신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
명확하게 사회구조를 분석하고 비판하지는 못해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고 다들 느끼고 있지 않는가? 희망을 갖고 믿음을 가졌던 정치인들에게 배신당한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라서 마음 속깊이 "그 놈이 그 놈이다"라는 환멸감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불신 때문에 믿었던 정치인이 완벽하게 우리의 뜻을 대변하지 못하면 빨리 삐치는 것도 사실아닌가? 나이들면 잘 삐친다고 한다.
이제 삐쳐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도 인정하자. 아니 이대로 나아간다면 정말 희망이 없다. 우리가 잃을 것이 많은 것 같은가? 있는 것도 별로 없지만 잃을 것도 "가진 자"보다 적으니 사실 마음먹기 아닌가? 자식들도 좀 있으면 사회속에 편입될 것이다. 이미 부모의 능력이 자식의 직업까지 결정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공부 좀 못해도 이 사회속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살아갈 수 있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기가 이렇게 힘이 드는가? 이 참담한 현실을 그대로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가? 그 자식들에게도 힘없이 절망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그대로 물려주어야 하겠는가?
우리가 이제 마음을 바로 세워야 한다. 큰줄기를 보지 못하고 몇가지 잎만 보고 변덕을 부려서 되겠는가? 다시 노무현을 믿어보자. 정치판의 히딩크가 아닌가? 그의 삶의 철학과 행동을 믿어 우리가 나서야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정치판에서 노무현은 입지가 없다. 돈이 있는가? 학벌이 있는가? 똘마니들이 있는가? 국민의 정서적인 지지를 받아 현재에 까지 이르고 있지 않은가? 특히 좃선일보의 집요한 공작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다쳐서 버티고 있지 않는가?
고개숙인 남성 - 40대여! 우리 사회에서 우리 40대들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70년말부터 80년대 대부분을 이 땅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하여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청장년기의 대부분을 보냈던 것이다. 그렇게 울분을 터뜨렸던 역사의 아픔을 이대로 모른체 해야한단 말인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하나 남았다. 지연, 학연, 혈연없이도 건전한 삶의 공동체를 구성하여 희망있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내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그 시작이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절대 완성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시작의 물줄기를 터주는 것이 우리 40대의 할 일이다. 40대여 다시 희망을 갖고 사회곳곳에서 당당하고 떳떳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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