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2002-02-19, 08:34:08 에 abornif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정치인의 리더쉽
|
우리나라 사람들은 리더쉽을 단순한 長 경력 쯤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언론에서 무책임하게 떠벌여댄 결과라는 생각에 씁쓸할 때가 많다. 신문 한구석에 있는 신간 서적 안내에는 손자병법을 비롯해서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을 허구속에 몰아넣고 저마다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쉽'을 배울 수 있다는 선전 문구를 빼놓지 않는다.
리더쉽이 중요하긴 하니까. 그게 또 돈이 되고 권력이 되고 명예가 되는 데 일조를 하니까 다들 침 흘려가면서 탐내는 모양이다. 어릴 적 보았던 위인전에는 미취학 아동쯤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년배는 물론 손위 아이들까지 거느리고 다니는 폼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벽이었으나 현실에 보이는 나라의 우두머리나 강대국의 대가리들의 하는 작태는 그들의 어린 시절에 도저히 그런 위대함을 가질 수가 없는 꼴이어서 그나마 위안을 가지기도 했다.
경력만으로 리더쉽을 판단하는 것을 부정하는 게 리더쉽을 생래적인 어떤 것 쯤으로 신비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독재와 야합에 얼룩진 우리 현대사에서 단체장이나 정부의 요직에 있었다는 것은 내세울 만한 능력의 결과라기 보다는 권력형 비리의 혐의부터 시작되는 부끄러운 전력일 경우가 더 많다. 하물며 '이끈다'는 의미보단 줄을 타고 올라가서 뒤를 봐주고 하는 학연, 지연의 폐해를 수도 없이 지적해 왔던 우리 사회에서 경력에 의한 리더쉽의 판단은 모순으로 가는 지름길외에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
경영에 관한 어떤 아티클에선 아주 우울한 내용을 보았는데, 권위적 리더쉽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민주적 리더쉽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었고, 권위적인 것과 민주적인 것의 경영학적 효용에는 사회적인 수준이 밑바탕이었다. 그런데 왜 우울했냐고? 내가 사는 이 나라의 꼴이 권위적인 어떤 것이 아니면 도저히 리더쉽으로 이해하지를 못하는 수준이어서였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지배받기를 원하면서 리더쉽을 요구하는 노예근성이 광범위하다.
집단의 대표로서 희생과 열정에 대한 보답으로 돈을 줄 수도, 권력의 쪼가리를 나눠줄 수도,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제시할 수도 있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오르게 할 수 있는가가 리더쉽의 정체다.
리더쉽을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면, 당신이 지금 무엇때문에 신념에 불탈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봐야한다. 지배받기를 원하는지, 돈과 권력의 언저리에서 한 몫 챙기기를 원하는 지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함께 현실의 굴레를 벗길 원하는 지 생각해 보길.
이회창의 가훈, 신조는 "위계"라고 한다. 노무현은 돈한푼 쥐어주지 않아도, 집권후 영달을 약속하지 않아도 수천 수만명이 수를 더해가며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다. 어떤게 리더쉽인가? 개떡같은 세상에 떵떵거렸던 경력은 개떡같은 놈이라는 반증외에 무엇을 더 증명한단 말인가?
리더쉽? 노무현에게는 새로운 지도자형을 제시하는 최고의 강점이다. 과거의 경력? 쪽 팔린 줄 모르고 그런 걸 리더쉽이라고 포장해서 팔면 역사를 모르는 무식의 소치일 뿐이다.
지배받기를 원하는 지, 함께 하기를 원하는 지 원하는 리더쉽을 선택할 날이 멀지 않았다. |
|
▶▷▶ 이 칼럼에 대한 짧은 의견들
|
|
Cyber Webz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