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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5-04, 20:14:25 에 abornif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반성의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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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의 진정성..
사과, 반성은 과거의 허물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에 대해 마을 사람들의 분노는 양치기가 사과할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그의 반성에 대한 진정성은 이후 행위에 의해 거짓이었다는 것이 증명되고, 결국은 자멸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성과 그 이후의 행위. 반성이 행위의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행위가 그 반성의 진정성을 증명한다. 반성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고 약속의 이행을 행위로 증명하는 것은 너무도 상식적인 이야기다.
88년, 분위기 좋았다. 너나 할 것없이 무너져 가는 권위주의를 지켜보면서, 희망을 나누었다. 그때의 반성을 살아남기 위한 변명이라고 폄하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시대를 위해 우리의 역할을 약속하는 것으로 박수를 치고 싶다. 우린 바른 정치인과 정직한 언론과 성실한 시민으로서 서로를 격려하고 미래를 위해 우리가 잘못했던 것들을 확인하고, 희망을 함께 만들어갈 것으로 믿고 싶었다.
반성과 그 이후의 행위. 우린 그 반성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신문이 가지는 신뢰도는 점차 떨어져 간다. 신문은 사회의 공기로서의 권위를 상실해 간다. 신문은 정치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라 정치와 권력을 다투는 또다른 지배자로서 서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권력과 언론의 관계에서 굴종했던 것에 대한 반성. 그것이 지켜지지 못했던 이유를 근심한다. 우리의 언론이기 때문에 그들의 반성을 거짓말이라고만 매도하기보다 책임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민주와 반민주로만 이해했던 우리 사회에는 많은 새끼 반민주들이 곳곳에 서식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언론은 언론사주에 의해 장악되어있었고, 광고를 주는 기업에 의해 길들여져 있었음을 이해한다. 우린 언론을 권력에게서 자유케 했던 것처럼, 소유에 의한 구속과 먹이에 의한 구속을 극복의 대상으로 지적한다.
사주에 의한 장악을 통해, 언론의 자유가 언론사의 자유가 아닌 언론기자의 자유였다는 보다 정확한 답을 지향하게 된다. 광고수입에 목메달면서 기업의 부조리에 당당하지 못함을 보면서 과당경쟁의 폐해가 우리의 언론들을 허약하게 했음을, 그래서 밥줄이 그들을 길들였음을 보게 되었고, 자립하는 언론이 이 땅에 자유케 하는 시장을 지향하게 한다.
반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반성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한 행위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우린 여전히 자유로운 언론을 얻기위한 여정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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