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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5-21, 22:40:14 에 abornif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희망을 말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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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는 66만개가 넘는 사랑이 있다. 때론 같기도 하지만 저마다의 모습이 다른 게 사랑이어서 그렇게 많은 사랑이 있다. 그리고 12만개가 넘는 희망도 있다.
IMF 이전에 입이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희망이 아니다. 희망은 잘못과 고통을 은폐하여 감각을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다. 위험을 경고하는 몇몇 사람들은 목소리는 비관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사그러들었다.
이제 우리는 고통이 무엇인지 안다. 옆자리에 있던 동료와 서먹서먹한 며칠을 지내고 오랜시간 미안한 마음으로 괴로워했다. 굶주리며 쓰러져가는 이웃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쪼개어 나누고 함께 하는 삶속에 있던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부인할 수 밖에 없었다. 일이 그 지경이 되도록 문제를 감추던 불순한 낙관에 대한 분노를 마음에 심었다.
고통에 체념하는 것, 그것이 더이상 상처입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상처를 두려워하는 민심을 향해 손쉽게 할 수 있는 말이 결국 걱정과 우려라는 것을 제일 먼저 눈치챈 것이 역시 그들이었다. 고통의 시기전에 환상을 유포했던 것처럼, 고통의 시기에 신음을 큰 목소리로 외친다. 고통앞에 체념하고 최악의 상황에 마음의 준비만을 강조하면서 무력감에 물들게 한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을 때 온갖 질병과 고통이 세상에 쏟아졌다. 모두가 겁을 집어먹고 그 상자 밑바닥에 있는 마지막 그것을 없는 셈 치고 싶어한다. 한개의 짐이라도 더 짊어지는 것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기로 한다. 하지만 역시, 남아있는 그 마지막의 것은 희망이었다. 고통에 가득한 현실을 이겨낼 단 하나의 은총이었다.
고통의 현실에서 상자의 마지막 것을 들어올리는 사람, 희망을 말하는 사람, 지금 이 순간에는 용기있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통에 찌든 닫힌 마음에 빗장을 단단하게 걸어잠그는 일이 아니다. 마음을 여는 것, 더 큰 용기와 강한 마음으로 희망을 나누는 것이 절실한 순간이다.
희망은 이 고통을 잊게 하는 환각제가 아니라, 고통을 직시하고 이겨낼 이유와 함께 누릴 것에 대한 확인이다. 우리가 이 시절을 강인하게 견뎌내야하는 이유가 바로 그 희망의 정체다. 상처입지 않을 것을 다짐하면서 희망을 버리는 것, 그것은 또하나의 환각이다. 고통을 회피하는 마찬가지의 거짓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라보면서 여전한 배신감과 패배감으로 정치를 바라보면서, 아직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걸고 그를 만들어 간다는 것, 그것은 용기이며 현실적인 선택이다. 희망을 버리는 것은 현실에 눈감는 것이다. 눈을 뜨고, 지금 희망을 말하는 그를 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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