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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5-22, 22:59:46 에 abornif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아무리 늦어도 절실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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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사람들은 고민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고민을 듣는다는 것은 그것을 나눠야한다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황량하고 삭막한 사막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우린 사막에 살고 있고 내게 호소하는 고민을 듣고싶어하지 않아 한다. 고민을 듣고 함께 나눈다는 것이 힘겹고 고된 일이라는 것을 우리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도없이 외치고 기다렸다. 노무현, 김근태를 찾으면서 노동자 대표라고 귀동냥을 해왔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대답없이 버려진 그곳에서 기다렸다. 정치권의 세대결에 이래저래 믿지 못할 기대도 걸어봤고, 짓밟혔고 또 버려졌다. 그들은 뜨거운 감자였고, 신 포도였다. 누가 셈을 해봐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문제덩어리였다. 그들은 완전히 버려졌다.
너무 늦었다. 늦었다고 할 때가 빠른 것인가. 아니, 역시 늦었다. 그들은 나라를 살아숨쉬게 하는 노동자였으나 골치덩어리로 취급받는 억울함, 분노와 좌절은 쌓일대로 쌓였고 이제 그 분출구만을 찾으면 되는 상태가 되었다.
노무현의 셈은 달랐다. 얼마나 많은 표를 얻고 버리느냐의 셈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원칙에서 멀리 왔느냐의 셈이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있느냐 외면하느냐였다. 고민에 귀를 열었다. 나눌 채비를 차렸다. 아무도 잡지 않던 뜨거운 감자를 집었다.
희망이 절실할 때 아무도 말하지 않는 희망을 말하고, 개혁을 셈하는 이들이 돌아설 때 지속되어야 함을 말했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외면해야할 순간에도 그는 외면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필요하다. 나는 그가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나눠주길 바란다. 나는 그가 내 분노와 눈물에 표적이 되어 계란범벅이 되길 바란다.
그것이 나의 노무현이다. 아무리 늦어도 절실한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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