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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05, 14:43:53 에 abornif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한나라당의 정치적 의도를 품은 언론 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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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몇번의 이름 바꾸기를 시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태생적 원류인 민정당, 더 나아가서는 군부에 의한 지배라는 점에서 공화당의 후신답게 언론과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한때나마 6.29라는 분기점을 맞아 민주화의 물결이 넘실 거릴 때, 언론들이 독재에 대한 비판을 잠시, 아주 잠시 했을 적에 대해 확실히 그 폐단을 깨닫고 정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언론과 한나라당, 그들은 서로 갈라서서는 이 땅을 주무르지 못하는 관계임을 아주 잘 인식하고 있는 듯이 화려한 콤비 플레이를 연출하고 있다.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속담을 확인시켜주면서, 난생 처음 팔자에 없는 야당질에 지겨워진 한나라당을 위로하고, 난생 처음 탈세의 쪽팔림을 들켜버린 언론사들에 대한 '우리가 남이가' 정신은 볼 수록 눈물겹다. 역겹다. 그들은 진짜 동반자다. 함께가 아니면 나누어서 소멸할 것이란 것을 깨달아 버린 지금, 같이 죽고 같이 사는 임전무퇴의 정신앞에선 어떤 해명도 빨간 칠을 당해버린다.
한나라당의 김원웅 의원은 언론 길들이기를 주제로 삼던 한나라당의 초기 대응을 평가하면서 한나라당 역시 내년 대선을 의식한 언론 껴안기라는 정치적 의도로 매도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일갈을 토했다. 그러나 '우리당도 잘한 것 읎다'는 정대철 민주당 의원의 말이 언론에 부각된 반면 김원웅 의원의 말은 묻혀버렸다. 그게 왜인줄은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언론사는 한나라당다운 한나라당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또한 언론사다운 언론사의 '언론자유'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요구되는 정체성은 뚜렷하다.
김원웅 의원이 자신의 견해를 밝힌 7월 2일, 조선일보의 사설은 "야당의 ‘집권욕’이 무슨 죄악인가"라며 일갈을 한다. 순간 글의 제목을 보면서 모골이 송연해 진다. 냄비근성이라고 비웃음샀던 국민들의 여론, 지난 일은 깡그리 잊어버리는 집단의 기억력이라고 꾸중하던 신문들이 국민의 속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언론사들의 대담함에는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고, 그것은 국민에 대해 알만큼 안다는 것이었다.
여당의 언론길들이기는 정치적 의도가 있으므로 불순하다, 하지만 야당의 언론껴안기는 숭고한 민주항쟁이다. 칭구야! 여당의 정권재창출은 파렴치한 행동이다, 하지만 야당의 집권욕은 죄악이 아니다. 칭구야! ......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이 나라의 일반적인 신문독자가 아니다.
만일, 저 말들이 염치를 모르는 시정잡배들이나 우격다짐으로 내뱉을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역시 나처럼 지난 여름과 겨울에 그들이 했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나처럼 이 계절을 썩게 하는 그들의 일을 기억할 사람이다. 한나라당다운 한나라당과 언론사다운 언론사들이 마음을 맞잡는 이순간에, 언론다운 언론과 정치다운 정치를 꿈꾸는 이 시대의 적이다. 당신과 나는.
"여당의 정권재창출이 무슨 죄악인가, 한나라당은 파렴치한 집권욕을 버리라"
"언론 길들이기가 웬말이냐, 한나라당은 대선을 염두한 언론껴안기의 정치적 의도를 즉각 중단하라."
말이 되나? 이런 물타기가 우리에게 필요한가? 이런 언어도단에 흡족한가? 우리가 언제까지 바보취급을 당하며 살아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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