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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4-30, 13:59:20 에 abornif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익명의 너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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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안녕하시죠? ^^
오징어 칼럼에 글을 쓸 일모도원입니다. 칼럼이름을 고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도 많았는데, 때마침 '지식인'이라는 화두로 몇개의 글을 주고 받았었습니다.
- 지식인이라.. 내가?
쓴웃음이 나오더군요. 먹물근성이라는 빌어먹을 움추림들, 자만들, 그런 것들이 머리를 반죽하더라구요. 학생이라고 불리던 시절에 세상에 대해 많은 불만들, 아쉬움, 안타까움들 따위의 앓이를 하다가 이제와서 물들어가고 길들여져가는 나의 모습들을 보면서 고작 한다는 변명들이 먹물 잔뜩 든 개념어의 남발뿐이라는 반성을 했습니다.
오징어는 지식인이라는 이름만 남은, 그리고 먹물근성만 남은 저에 대한 자조입니다. 현실에서 먹물을 뿜어내고 도망치기나 하는 모습이 오징어랑 다를 바가 없더군요.
이 칼럼은 그런 글들로 채울 생각입니다. 작고 약한 하나의 사람이 먹물근성을 극복하고 현실을 직시해가는 모습들을 그려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의 글과 대화들을 채워넣을 생각이구요.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내 인생의 해는 자꾸 져가기만 하는데 그곳은 아직도 멀군요. 여러분의 꿈을 찾는 여행도 그렇지 않습니까? ^^ 다 가지는 못하더라도 뒷날 누군가 우리의 발자취를 찾아 이 길을 걷게 되는 날을 생각하면서 갈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해서 가야겠습니다.
익명의 너머에서, 서산대사의 시 한수 올리고 오늘은 물러갑니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훗날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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