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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8-11, 10:34:53 에 amharez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조선일보의 대선전략과 개혁세력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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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주를 '밤의 대통령'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방우영 회장의 고희연에서 있은 사원의 대표연설이라고 한다. 이 연설에서 "그동안 낮의 대통령은 여러분 있었지만, 밤의 대통령은 오직 한 분이셨다"는 구절이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었던 것이다.
'밤의 대통령'이란 말이 유명해진 것은 비단 조선일보가 1등 신문으로서 가지고 있는 언론의 위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 조선일보가 권력을 창출하는 기관으로서, 어떠한 정치권력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절묘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87년 이후 3차례 걸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조선일보의 대선전략은 치밀하고도 교묘하였다.
87년 선거 당일, 조선일보가 대선 기사 왼쪽 편으로 큼지막하게 실었던 KAL가 폭파범 김현희의 사진은 그 어떠한 대선 홍보물보다 노태우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92년 대선에서도 선거일에 '양김 각축'이라는 1면 머릿기사 옆으로 한국은행이 정주영 후보를 고소한 사건을 실음으로서 김영삼 당선을 위한 고도의 선거전략을 구사하였다. 이같은 전략은 97년에도 그대로 이어져 '이회창-김대중 선두각축'이라는 1면 기사의 하단에 국민신당이 조선일보 논조에 항의하는 난동(?)기사를 다룸으로써 이회창을 위한 지면활용의 노골성을 드러내었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대선국면에서 지면의 적당한 배치를 통하여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였고, 때로는 노골적 편들기를 통해 정권창출에 성공을 거두어 왔다. 비록 1997년에 실패했다고는 하나, 분명 조선일보는 2002년 대선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온갖 전략을 구사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대선국면에 접어들수록 조선일보의 선거전략이 어떻게 구사되는가를 기사의 행간을 읽어내면서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의 선거보도는 단순히 조선일보만의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수구기득권 세력의 선거전략이 나타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대선에 영향력을 끼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말할 것 없이 개혁세력의 정권 장악을 막아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세력의 기득권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다. 내년 대선에 있어서도 조선일보의 최대 목적은 수구세력의 정권 재장악이 될 것이다.
개혁을 방해하는 조선일보의 행태는 김영삼 정권의 탄생과 몰락에서 잘 알 수 있다. 김영삼 정권은 조선일보의 지원에 의해 출범했지만, 조선일보는 김영삼의 개혁인사에 대해 철저한 색깔시비를 통하여 중도탈락하게 만듦으로써 김영삼 정권의 개혁을 좌초하게 만들었다. 김영삼 정부의 대북유화책을 추진했던 한완상 장관이 조선일보의 색깔공세에 의해 탈락한 것이나, 김정남 청와대 사회복지수석이 물러난 것도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김영삼 정권은 철저하게 조선일보에 의해 집권했다가 조선일보에 의해 무너져간 정권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김영삼 대통령에게서 개혁이라는 손발을 잘라내고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집권 후반기를 보내게 만든 것이다.
자신들이 창출한 정권에 대한 칼날이 그 정도라면 김대중 정권에 대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일관된 개혁정책에 대해 조선일보는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흠집내기와 깎아 내리기를 시도하였다. 국민의 정부가 개혁의 시행착오를 겪은 데는 정부의 준비부족도 있었지만,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저항도 있었다는 것을 무시해선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조선일보의 다음 대선전략의 구도는 불을 보듯 명백하다. 그것은 개혁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해 개혁세력을 왜소화시켜 수구기득권 세력의 정권을 창출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구체적인 양태는 민주당의 대선후보들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를 통해 주도면밀하면서도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개혁세력의 연대에 대한 기획기사를 실으면서 개혁세력의 연대를 '진보연대'라고 표현함으로써 그들의 의도를 수준 높게 드러내었다. 대부분의 언론과 당사자들이 '개혁연대'라는 표현을 쓰고있는데, 굳이 조선일보는 '진보'라는 표현을 들고 나옴으로써 내년 대선을 보-혁 구도로 몰고 가려는 그들의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조선일보는 8월 7일자에서 또다시 지면을 통해 민주당 내의 대선주자들을 진보와 보수로 나누면서, 내년 대선구도에 대한 자신들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 조선일보는 계속해서 개혁세력을 진보나 혁신으로 몰아 개혁세력의 왜소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을 비롯한 대부분의 개혁인사들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진보라는 표현이 시기상조임을 말하고 있고,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진보라는 말을 스스로 쓴 적이 없음에도 개혁세력을 진보로 몰고 가는 것은 조선일보가 세련된 고도의 색깔논쟁을 하겠다는 책략을 드러낸 것이다.
즉,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몰아내고 민주적인 원칙을 복원하려는 합리적 개혁세력을 급진적인 진보로 몰아서 개혁세력을 왜소화시키고 수구기득권세력의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선일보는 1차적 목표를 개혁적 인사의 대선후보 탈락으로 잡고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개혁세력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는 노무현의 상승세 저지가 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그렇게 견제해마지 않았던 이인제에 대하여 조선일보가 호의적 논조를 보이는 것은 결코 이인제가 이뻐서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현재 이이제이 전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인제를 통해 개혁세력의 대표주자가 민주당의 후보가 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본선 상대로서 이인제가 노무현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는 실용적 판단이 깔려 있음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김만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현정부의 개혁정책을 '사회주의적'이라고 한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개혁세력을 진보로 모는 조선일보와 현 정부의 개혁정책을 사회주의적으로 모는 한나라당의 관계에서 내년 대선에 대한 수구기득권 세력의 전략이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구세력의 조직적인 개혁 흠집내기 앞에 우리는 개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수구세력의 전략에 지금 일부에서는 소극적 방어로서 개혁에 대한 미온적 자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개혁연대에 대해서 한나라당에 말려들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로 개혁진영의 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발언 역시 이 같은 태도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이러한 개혁세력의 왜소화를 통한 수구세력의 대선 승리라는 선거전략에 대해 개혁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올바른 자세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개혁에 대한 자신감 없이 수세적 전략으로 조선일보의 음험한 책략을 극복하고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우리는 냉철하게 짚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동안 국민의 정부가, DJ가 행한 개혁과 단절하거나 일정정도 거리를 두는 전략으로서 과연 내년 대선에서 개혁세력이 정권을 다시 잡을 수 있는지 한번 따져보자는 것이다.
먼저 정권교체의 정당성,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부터 우리는 숙고해야 한다. 과연 지난 군사정권 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 왔던 민주당이 개혁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나타냈을 경우를 상정해보자. 이렇게 될 때 그동안 개혁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해 왔던 민주당은 모든 것이 흔들리면서 존재의 의의 자체가 사라져 버릴 것이다. 국민들 앞에서 약속했던 것은 다름 아닌 개혁을 통한 합리적인 민주적인 사회의 건설이었다. 이를 수구기득권 세력의 방해와 선동으로 개혁에서 물러나는 자세를 취한다면, 과연 민주당은 무엇을 근거로 해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이야기할 것인가 말이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개혁이 진보나 혹은 급진 개혁으로 몰릴 염려가 있다해서 개혁에 대한 열등감을 내비칠 경우,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은 그 틈을 절대 놓치지 않고 비집고 들어올 것이란 점이다. 그리고 그렇게 내준 틈은 마치 둑의 구멍을 뚫어 놓은 것처럼 처음에는 개혁의 부작용을 언급하다가 마침내는 개혁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를 허용함으로써 수구세력에게 모든 논의의 장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DJ가 추진했던 4대부문 구조조정이나 생산적 복지정책, 대북포용정책 등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지상과제들이다. 이것은 유럽과 같은 보수-혁신의 구도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하여 역사가 이 시대를 향해 요구하는 개혁들인 것이다.
우리는 구한말, 개혁의 시기를 놓쳐 망국의 한을 곱씹었던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역사적으로 개혁의 방해세력은 언제나 수구기득권세력이었으며, 그들의 논리는 언제나 개혁의 과정에 있는 시행착오를 문제삼았다. 마치 개혁에 찬성하는 척 하면서, 개혁의 시행착오를 물고늘어져 결국에는 개혁 자체를 좌초시켜 버린 것이다.
조선일보가 후안무치하게 탈세를 하고도 언론자유를 소리 높여 외치고, 친일의 과거는 사과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 온 마냥 주장하고 있다. 마치 구한말 조선조 사회가 자신들이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국가재정이 고갈되어 가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겠다고 끝까지 버티던 수구세력의 모습과도 어쩌면 그리 똑같은지 모르겠다.
개혁의 대칭적 용어는 보수가 아니다.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은 개혁세력을 진보로 몰고, 자신들의 수구성은 감추고 보수라는 울타리 안에 그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개혁세력 내부에서 개혁에 대한 논의를 재점검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부터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과정상의 시행착오에 대해 국민들에게 자신있게 설명하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과 경제 대국 일본이라는 동북아 정세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혁이 한 순간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을 역설하고 다녀야 한다.
개혁은 우리 시대의 대세이며, 생존전략이고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방향이다. 이 흐름을 거스른다면 그 피해는 민주당이 당하는 것도 아니요, 한나라당이 당하는 것도 아니다. 개혁의 후퇴가 가져 올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을 것이고, 그 후유증으로 인해 개혁의 과제들은 또다시 후손들에게 떠넘겨질 것이다.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이 대선국면을 보수-진보의 구도로 몰고가려 한다면, 개혁세력은 명확히 개혁의 내용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현 시국의 본질은 개혁과 반개혁, 개혁과 수구의 대결임을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정쩡하게 개혁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개혁에 대해 후퇴하는 자세는 역사적 관점에서도 문제이지만, 선거 전략적으로도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개혁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역사적 정공법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조선일보의 논리에 말려들어 개혁의 깃발을 내릴 것인가?
조선일보가 한나라당보다 먼저 싸움을 걸어오고 있다. 그리고 이 전선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내년 대선이 진보-보수의 대결이 아니라, 구시대의 특권을 지키려는 수구기득권 세력과 합리적인 민주개혁을 완수하려는 개혁세력과의 대결임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설명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을 때, 대선승리와 개혁의 완수라는 결코 둘일 수 없는 하나의 커다란 목표를 이루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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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 좋은생각 / 200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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