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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4-30, 14:01:58 에 eesti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이도 저도 아닌 , 좌충우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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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의 일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선배 하나와 동기 두 놈과 함께 술을 또 사들고 여관엘 갔습니다. 여관방에서 무슨 얘기를 하다가 그렇게 험악해졌는지는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만, 선배가 다짜고짜 제 뺨을 때리며 "너는 이도 기웃 저도 기웃해서 이도 저도 아닌 놈이야."라고 했던 말은 생생합니다. 날선 신념은 그제나 이제나 없어서 여지껏 이도 저도 아닌 놈으로 살고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저도 깨지고 제 글의 무딘 날이 향하는 것들도 깨지고 -무딘 탓에 베어지지는 않을 것 같고- 하다 보면 무슨 형상인가 남기는 할 것 같습니다.
미둥님, 원이님, 일모도원님과 같은 훌륭한 글벗들과 함께 이 자리에 먼저 둥지를 틀게 된 것이 그저 황송할 따름입니다. 세 분 글의 독자의 자리에서, 그리고 언제든 필자 교체가 있을 때 더 훌륭한 글벗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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