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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8-02, 00:03:16 에 eesti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노무현 썰렁개그 9탄 - 이회창 노무현 <네분토론>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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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먼저 지난 번 <네 분 토론> 중에 벌어진 폭력 사태에 대해 MBC는 공식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네 분 토론>은 앞으로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더불어, 오늘 토론에 끝까지 출연 의사를 밝히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도무지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이순자씨가 방송사의 간곡한 부탁을 받아들여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집에 데리고 있기로 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오늘 토론 주제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어떻게 볼 것인가?>입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노무현 민주당 고문, 그리고 시사 평론가 진중권 씨께서 자리해주셨습니다. 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말씀해주시죠.
김영삼 : 재작년 공항에서의 페인트 투척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김대중 정권은 민주화운동의 구심점이 된 나에게 테러를 가했습니다. 나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닭대가리는 살아있다는 것을 온 국민 앞에 보여드리고자 이렇게 다시 나왔습니다 여러분.
유시민 : 그렇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사주를 받고 테러를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김영삼 : 나는 전두환씨가 사주를 받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지금 각 언론사 사주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전두환씨가 무슨 사주를 받습니까? 사회자는 사실 확인이 된 이야기만 하세요.
유시민 : 꼭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지난 번 폭력 사태에서 제가 제대로 말리지 않은 것에 앙심이라도 품으셨습니까?
김영삼 : 아니요.
유시민 : 그럼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도록 누구의 사주라도 받았습니까?
김영삼 : 왜 자꾸 사주라 사주라 합니까? 나는 돈 없으니까 사주라 하지 마세요. 사줄 것도 없어요.
유시민 :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일본의 교과서 왜곡, 이총재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회창 : 발언에 앞서 제가 어린 시절, 저의 부친께서 제 사주가 너무 좋아서 한 나라를 이끌 거라고 했다는데 저는 그게 대통령이 된다는 뜻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 당 이름이 "한나라"로 정해지던 날 참 황당하고 인생무상을 느꼈습니다.
유시민 : 그만 본론으로 들어가 주시죠.
이회창 : 저는 누차 말씀드리지만 외교 관계에는 상호주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 정형근 의원이 그럽니다. 영남의 대구 하면 사과, 호남의 나주 하면 배, 그런데 우리가 일본에 대고 무턱대고 사과해라 사과해라 그러니까 일본은 배 째라 배 째라 그러는 거 아니냐고 말입니다. 이것은 현정부가 일본 정부와 더불어 조직적으로 영남을 고립시키려는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은 일본의 사과를 받아서 대구 지역의 사과 농사를 망치려는 이 정권의 음모를 분쇄하겠다는 것을 일단 말씀드립니다.
유시민 : 결론적으로 일본의 사과를 받으면 안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이회창 : 그렇습니다. 차라리 배를 받아야 합니다.
유시민 : 알겠습니다. 진중권씨는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중권 : 먼저 우리가 일본에 대해 당당한 입장인지를 자문해야 합니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한 이들이 누구였습니까? 독립투사들이었습니까? 아닙니다. 일제 앞잡이들이 청산되지 못한 역사 속에서 어떤 대통령은 일본군 장교 출신도 있고, 또 이 자리에 나와 계신 어떤 분은 그런 배경이 있는 대통령 밑에서 법관의 신분으로 언론인을 사형 구형하는 자리에 있었는가 하면 그 선친은 일본 검찰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김영삼 : 어떤 분이라니? 또 근거없는 이야기로 날 탄압하려고 하는데.
진중권 : 김영삼씨 얘기 아닙니다.
김영삼 : 그렇죠? 나의 부친께서는 어두운 일제 시대 우리 민족이 살 길은 일단 몸이 튼튼하고 뼈가 단단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멸치잡이를 하시며 식민지 조선의 내일과 동포들의 건강을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토론에 나오신 어느 분의 부친께서는 일제 치하 검찰에서 일했다고요?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에요. 그런데 그게 누구 얘깁니까? 노고문 당신이야?
이회창 : 연로하신 저의 부친을 두고 이렇게 말이 나오는 것에 참으로 유감입니다.
노무현 : 문제는 바로 그것입니다. 구체적인 친일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그런 의혹이 있다" 라는 식의 무책임한 폭로정치가 일본 우익 인사들이 우리를 얕잡아 보는 한 가지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파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한나라당이 이제껏 해온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폭로정치 그게 다 아닙니까? 그것도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아님 말고" 그걸로 끝입니다. 이총재께서 "아님 말고" 발언의 주인공으로 폭로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이회창 : 자꾸 학력 문제를 거론하시는데 저는 아님말고가 아니라 경기고 출신이에요. 노고문은 부산상고 출신이죠?
유시민 : 오늘 토론이 자꾸 주제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일단 시청자 전화 받고 이야기 계속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여보세요?
시청자 : 여보세요?
유시민 : 어디 사는 누구십니까?
시청자 : 저는 부산에 사는 천상병입니다.
유시민 : 천상병 선생님, 의견 말씀해주시죠.
시청자 : 네, 저는 병장 제대를 했지만 제대하는 날까지 이름 때문에 천상병 천상병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병장한테 상병이라니까 기분이 늘 안 좋았는데 이문열이라는 신병이 제 이름이 어느 시인의 이름과 같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신경 안 썼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녀석이 한번은 사고를 친 겁니다. 우리 연대장님 사모가 하루 온종일 신문만 보고 사는 거예요. 애들이나 남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집안 일도 다 내팽개치고 신문만 보니까 연대장님이 이혼을 요구했거든요. 그때 이문열 이 놈이 겁도 없이 연대장님한테 "그럼 신문 없는 情婦를 원하십니까?" 그러는 게 아닙니까? 당연히 연대장이 열받았죠. 그런데 이문열 이병 동기 중에 이름은 기억 안 나고 홍 이병이라는 신병이 있었는데 얘가 또 연대장한테 가서, "연대장님이 신문 없는 情婦를 원하신다는 방위병들 사이의 속삭임이 있습니다." 라고 하는 거예요. 둘 다 아주 개박살 났죠.
유시민 : 오늘은 시청자께서도 도와주시질 않네요. 요점만 간단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시청자 : 네, 아까 이총재께서 연로하신 분 가지고 얘기하지 말자고 그러시는데 그럼 새파랗게 젊은 아들은 멀쩡한데 왜 군대 안 갔습니까? 저처럼 군대 갔다온 사람은 이유도 없이 군대 면제받은 사람들을 보면 고마 뿌아뿌리고 싶습니다.
유시민 : 알겠습니다. 토론 주제에서는 벗어났지만 이총재께서 해명하실 것이 있다면 발언하시죠.
노무현 : 그보다 앞서 "뿌아뿌린다"가 아니고 "뿌사버린다"가 맞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회창 : 네, 제 아들의 병역 면제 부분은 충분히 해명이 됐기 때문에 답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는 우리 당만이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 왜죠?
이회창 : 김대중 정부가 사회주의 정책을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좌파 정부가 요구하는 것을 일본 우익이 듣겠습니까? 일본 우익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당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면 김용갑 의원을 일본 대사로 임명해서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를 해결하고 일본 정부로부터 배를 받아내고야 말겠습니다.
유시민 : 정말 너무들 하시는군요. 오늘 토론의 진행 과정을 살펴볼 때 우리가 일본 정부로부터 교과서 수정 조치를 받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각자 정리하는 시간으로 딱 1분씩만 드리겠습니다. 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겠습니까?
김영삼 : 일본 정부의 오만함은 현 총리의 폭발적 인기를 등에 업은 측면이 강합니다.
유시민 : 정말 고맙습니다. 계속해주시죠.
김영삼 : 일본의 자민당 내각은 하시모토 총리의 인기를 등에 업고 자꾸만 우경화되는 것입니다.
유시민 : 일본의 현 총리는 고이즈미입니다.
김영삼 : 일본의 현 총리가 거 이지메를 당한다는 게 오늘 토론 주제와는 무슨 상관입니까? 사회자는 토론을 좀 잘 이끄세요.
유시민 : 진중권씨께서 말씀하시겠습니까?
진중권 : 네, 우리가 도덕적 우월함을 가지려면 단지 식민지 피해국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내부에서부터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는 과정이 선행될 때 일본 정부는 우리의 요구에 진지한 반응을 보일 거라 생각합니다.
유시민 : 이총재와 노고문이 이어서 말씀해 주시죠?
이회창 : 요컨대 이 정권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정권은 목포 앞바다에 가서 배나 깎아 먹을 준비해야 합니다.
노무현 :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합니다. 과거사가 왜곡되면 미래 역시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현 정부가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 시청자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얼마 전 어느 시민단체가 일본의 일간지에 역사 왜곡 교과서 반대 입장을 광고로 실으려 했지만 시민들의 성금이 턱없이 부족해서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한때 분개하다가 잊어버릴 사안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밤늦게 시청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 토론에 나와주신 여러분 감사 드립니다. 유시민의 <네 분 토론> 오늘 순서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 eesti의 <노무현 썰렁개그> 9탄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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