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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8-06, 21:58:25 에 icaruskj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백양과 우리 시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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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기 여가수의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유사한 홍역(?)을 한 번 치룬 터라
이젠 조금은 더 의연해졌을 만도 하건만 술렁임은 여전하다.
많은 이들이 개탄해 마지 않는다
"이 시대의 윤리는 실종되었느냐"고.
어떤 이들은 사뭇 담담하고 비장하다
"더 이상 땅에 떨어질 도덕이 있느냐"고
TV도 언론매체도 한 여성에게 비판을 가하며
올곧은 여론과 정론을 외치며 핏대를 올린다.
진실로 묻고 싶다.
자신은 돌아 보았느냐고,
정작 원하는 것은 시청율과 판매부수가 아니더냐고
하얀 천 아래로 감춰진 추한 단면을 들춰보고 싶다.
왜곡과 위선의 의식구조
문화는 사람들의 의식을 대변한다.
모든 이들이 고급스러운 지적욕구와 예술혼,
그리고 가끔은 엉뚱한 상상 더 나아가 실천 으로도 표출되는
감추고 싶은 단면을 공유하기 마련이다.
결국 사람들의 의식과 정서를 반영하는 문화 역시
상수(上水)와 하수(下水)가 공존한다.
문제는 하수(下水)에 대한 우리의 태도이다.
급격한 그리고 잘못이해되기도 한 서구화, 근대화의 결과로
우리의 문화, 의식의 스펙트럼은 양극의 길이가 너무도 멀어졌다.
그다지도 "더러운 물"이 싫다면
오히려 우선 그 실체를 인정하고 그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려갈 수 있도록
하수도(下水道)를 파주어야 하고 그 이전에
현상, 항목 하나하나에 대하여 옥석(玉石) 가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옥석가리기는 커녕
자유로울 수 없는 체면때문에 엄연히 존재하는 하수(下水)에 대하여
부인(不認)으로만 일관했다.
그리고 하수(下水)는 상수(上水)마져 더럽히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본말이 뒤바뀌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딸에게는 정숙성을 강조하면서 원조교제할 영계를 찾는
극단적인 위선이 함께 존재하며 대중앞에서는 모두가 도덕군자이다.
부인(否認) 일변도의 고상한 잣대에 반발하는
또다른 위선을 감춘 자극적이고 어두운 천민자본주의 문화가
봉건적인 위선을 앞장서서 깨뜨리는 먼저 깨닳은 선각자 행세를 하고,
많은 신세대들이 그것이 멋있고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며
그 천박한 상업주의의 희생양이 된다.
하지만 너무나 고상한 기성세대는 염연히 존재하는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상수(上水)로 치솟는 하수(下水)의 실체를
" 내 자식은 그렇지 않아, 일부 남의집 애들 이야기야 "라며
애써 부인하고, 고상한 어른임을 자부하며 밤이되면 영계를 찾아 헤맨다
('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다 '고 일갈하는 노래가사는
고래심줄 처럼 버티며 금기시 하던 공윤이
' 오늘밤 재미나게 사랑을 즐겨보자 '는 자극적인 가사의 노래에 대해서는
오히려 먼저 항복선언을 하고만 사실은 그들의 눈높이를 생각하건데
정말 통탄해 마지 않을 일이다.)
사실에 대한 부인과 성교육 마져 건전하지 못하다고 점잔떠는 위선이
어둠을 더욱 키워왔다.
사회속에서 음지와 양지 양자가 따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그래서 특정인들에 대한 비판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수와 하수의 공존, 그리고 부인(否認)은
각자에게 존재하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한 여가수의 사생활 비디오 유출건은
우리 사회에 내재된 위선을 보여주는 단면일 뿐이다.
타인에 대한 드센 비판으로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고상한 척 합리화하려는
대중(大衆)의 희생양이며 위선의 '비계덩어리'이다.
절대 다수가 도덕적인 비판을할 자격이 없는 현실 속에서
그녀에게 죄가 하나 있다.
바로 들통난 죄이다.
어느 누구도 위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녀에에는 공이 하나 있다.
타인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으로
자신은 숨기고 합리화 해버리려는 그리고 뒤에서는
엿보며 키득거리는 대중(大衆)들의 희생양이 되어 주었다는 것이다.
--―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녀는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그다지 권장할 수는 없는 종류의 자유를 만끽한것은 사실이다.
--― 이것마져 미화(美化)할 수는 없다.
하지만 또다른 사실은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왜곡된 도덕 이데올로기,
고상한 척 뒤에서 즐기는 엿보기 문화,
개인 특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다수 대중(大衆)이라는 이름의
정신적 폭력에 의한 희생자이다.
자신을 되돌아 보지 않는 맹목적인 비판이 거세질수록
그 불행한 영혼을 동일시 하는 드러나지 않는 감정적인 반항은 더욱 커지며
그녀는 본의아니게
위선과 전제주의에 맞서 싸운 순교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거듭될수록
스펙트럼의 양극(兩極)은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만 가고
사회적 자성없이 더더욱 상처받고 매장되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탕녀"이자 "쟌 다르크"가 되어버린
절대 대중의 폭력과 마녀사냥 앞에 노출된 한 개인이다.
비판과 더불어
( 그리고 그 비판은 따뜻하게 감싸안는 모습이어야 한다.)
인간으로서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고 살아야하는 한 개인을
껴안을 줄도 아는 그리고 무엇보다 마녀사냥이 아닌
자신과 가정 더 나아가 사회 전체를 돌아보는
자성(自省)의 계기로 삼아야 했다.
노래를 사랑하는 것과 (사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는 가수는 아니지만 ^^)
모방은 구별할 줄 알아야 하며
공인의 실수를 포용할 수 도 있지만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는
보다 어린세대들과 용기있는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넓혀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불행하게도
앞에서는 윤리를 부르짖고 뒤에서는 자신은 드러나자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과 엿보며 즐거워하는 또 한 차례의 해프닝으로 마감했다.
아픔을 극복하고 재기하고자 올림픽 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려했던 그녀를
미풍양속과 자녀교육을 구실로 매몰차게 거절했던 주민들의 반발은
엿보기와 위선의 아쉬운 클라이맥스였다.
우리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이다.
추신 : 허공에다가 묻고 싶습니다.
그녀 혼자만 혼전성교를 즐긴 사람인가요?
그리고 그녀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고의로
성행위를 담은 테이프를 유출시킨 사람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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