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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8-07, 12:18:33 에 icaruskj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정치라는 이름의 권투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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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사이트에다가 어떤 냉소주의자가 노무현님을 더러
" 지금은 아니라지만 앞으로 대권을 향하는 결국엔 어짜피 그도 때뭍힐 정치인
인데 함께 때뭍히면서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냐 " 라는 비아냥의 글에 대한
반론(?)을 쓴게 있어서 한 번 옮겨 보겠습니다.
두 선수가 권투 경기를 합니다.
A라는 선수는 나름대로 페어 플레이를 내거는 사람이고
B라는 선수는 이름난 반칙복서입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여지없이 B선수는 교묘히 또는 낯내놓고
반칙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심판은 좀처럼 제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불리한 싸움에서 A 유형의 선수들은
먼저 지치고 충격이 더 쌓이게 되어 승리로부터는 멀어져 갑니다.
그는 곤혹스러운 딜레마에 처하게 됩니다.
이대로라면 뻔히 지게됩니다.
오로지 승자만이 모든 것을 가지게 되는 살벌한 그 "바닥"에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는 허울좋은 "당당한 패배"라는
약간의 말치장과 더불어 오히려 "잘난척 하더니 꼴좋다"라는 식의
차가운 냉소가 주류입니다.
똑같이 반칙을 저지르자니 그것도 꼴사납습니다.
이미 내세웠던 것이 있어 쑥스럽고 그 자신이 "반칙"이란 것이
습성에 맞지 않아 같은값이면 정정당당하게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A유형의 선수들 중에는 B유형 만큼 악날하지는 않지만
자기도 슬며시 방어적(?)인 반칙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직무유기를 하던 심판이 기다렸다는 듯이 잽싸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두 선수에게 똑같이 벌점을 줍니다.
똑같이 반칙을 저질렀으니 똑같이 나쁘다면서.
이럴 때 A들은 분명 지은 죄가 있기에 뭐라 말도 못하면서 억울합니다.
이미 경기상황과 몸상태는 돌이킬 수 없이 나빠져있고
요행히 천신만고 끝에 이기더라도 듣기 싫어하는
"똑같이 더러운" 승자가 되어버리고 져버리면 여지없이
"반칙까지 저지른 볼썽사나운" 패자가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선수들과 심판,
경기가 이렇게 "견공(犬公)들의 장(場)"이 (한마디로 "개판"^^)
되어버린 상황에는 그 고상한 관중들도 책임이 큽니다.
재미있는 것은 B유형 선수들의 훨씬 심한 반칙에는
관중들 마져도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너는 원래 그런 놈'이라고 이미 포기해버려서 일까요?
하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관중의 태도는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정교한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쿠라들의 고상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사이비 중용", "지역감정이라는 덫"이 외적원인의 함정이며
또한 상대방 특히 조금이라도 나아 보일려는 이를 비판하고 깍아 내리면서
얻어지는 쾌감, 고상한 차별성, 우월감이 내적원인의 함정입니다.
묘하게 정치라는 경기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한 쪽을 조금 더 응원하면
피해망상, 지역감정에 휩쌓인 또는 어짜피 더러운 정치인을 지지하는
윤리가 부족한 광신도들의 경고망동으로 치부하면서
차별화된 고상함을 즐깁니다.
언뜻보면 참으로 덕(德)이 높아 보이지만
결국에는 빈곤하기 이를 데 없는 사유에서 비롯된 자신만의 테두리 안에서요.
"조금만 기다려 그렇지 네가 그러면 그렇지 으~~ㅁ, 똑같이 나~~쁜 놈들,
음!! 역시 난혼자 잘나고 고상해"
여담입니다만
"상대방을 깍아 내려야만 내가 뜬다"라는 식의 네거티브 비판 습성은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조직, 모임 등 여러 사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좀처럼 사람을 키우지 못하는
우리 민중들의 부끄럽고 서글픈 단면과 맞닿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멀찍이서 팔짱을 낀채로 좀처럼 나서지 않고
조금이라도 정당한 경기를 추구하는 선수에게
상대방이 어떠한 추한 반칙을 저지르더라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절대로 깨끗하게 그리고 아주 멋지게 이길 것을 강요합니다.
이중에서 하나라도 어긋나면 가혹하게 비판을 가합니다.
일방적으로 그것도 조금은 나은 방향을 추구하는 한 쪽에다가
이중, 삼중, 사중의 어려움을 강요하고 즐깁니다.
결국 B유형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며
또 하나의 직무유기입니다.
그리고 정치는 민중들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에
그 고상함의 피해자는 A유형 선수가 아닌 우리 민중들 자신이며
그러한 경험은 벌써 수 십년 했으니 충분한 것 아닙니까?
그렇게 완벽한 "울트라 슈퍼 스타"는 현재 뿐만 아니라
역사속에서도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가상의 존재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연신 지기만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방어적인 반칙도 하지 않는
고집이 남아 있는 선수 한명을, 현실속의 대안을 발견했습니다.
관중들이 언젠가는 알아 줄 것이라는 믿음 하나만을 간직하며
바보같이 당당하게 패배를 받아들여왔기에
이제는 화답할 때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지역","성별","연령","학력"을 떠나
바보같은 관중들도 모인 것입니다.
"상식" 이라는 이름하나로.
선수를, 경기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봐 주십시오.
보통 정치인들을 다 똑같은 3류라고들 하는데
그러는 님은 "몇 류" 관객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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