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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8-08, 12:48:16 에 icaruskj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김대중정권이 단추를 잘못끼우기 시작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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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선운동이 한참이던 당시 저는 큰 형님뻘 되는 마음으로 따르던
절친한 지인과 다음 대통령에 대하여 여러 각도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하는 수 없이 대안(?)은 아쉽지만 DJ다.
그는 기존 정치인 중에서는 그나마 개혁과 민주성향에 가까운 인물이다.
하지만 우유부단하며 참으로 소심한 인물이다.
그리고 엄청난 현실론, 상황론자이다. 그라면 대통령이 되면 위기(환란)는
그럭저럭 극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더 이상의 기대는 말아야 한다.
아마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게 될것이다."
일단 발등에 떨어진 국가 부도 위기는 넘겼습니다.
그리고 여지없이 성급하고 방정맞은 DJ 주변인물들은 또 그 자신도
'외환보유고가 얼마로 늘었네'하며 그 얼마안되었던 재임기간의 실적을
자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혼자 잘난 소리같지만 참 걱정이었습니다.
"어, 이건 정말 이건 아닌데. 아니야"
그걸로 현 정권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국가적 위기(危機)등 절실히 필요할때면
엄청난 자기희생과 열정을 보일줄 아는 저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조금 상황이 나아지면 여느때의 '여유로움'으로 돌아가버리기도 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또한 역대 어느 정권보다
국정수행의 조건이 나빴습니다.
이를테면
열악한 지지기반,
처음으로 해보는 국정수행
"상대적으로" 더 비열한 그리고 뉘우칠 줄 모르는 거대 야당,
이성적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욱 많은 맹목적 성향의 반대자들,
또 이유있는 반대자들 (하지만 그 이유가 비열하고 치졸하기 이를데 없는)
---- 재벌, 언론, 반민족 잔재 등의 기득권 수구집단.
그러한 상황에서 이 정권에 유일하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보잘 것 없는 경제력, 정치력, 인구를 가지고
몰표를 던저 주는 전라도 민초들도
그에게 냉소적으로 마지못해 표를 던지기도 하는 보다
선명한 진보, 민주, 노동세력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장롱속의 소중한 금반지를 꺼내며 개혁의 필요성을
머리 보다는 몸으로 깨닳았던 일반국민들이 현 정권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잠시의 깨닳음은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감정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침묵했던 이들의 분노가 정치력이 부족한 DJ 자신대신
저항세력들을 잠시나마 숨죽이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미련한 사람들은 성급하고 섣부른 자기만족에 겨워
"우린 벌써 이렇게 잘하고 있다"며 자화자찬의 빵빠레를 울린 것이고
쉽게 잊어버리는 국민들을 다시 해이(解弛)하게 만드는데 크게 한몫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잠시 숨을 죽였던 이들은 여지 없이 본모습을 드러내고
조직적으로 저항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설령 국민들이 잘한다며 박수를 치더라도
'아직은 결코 아니다. 위험이 내재 된것은 마찬가지다.
경제등의 정책효과가 이렇게 쉽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제 겨우 환자가 수술이나마 받을 수 있는 정도라도
체력이 조금 회복된 것 뿐이다'며 겸손과 더불어
국민들의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했고
역대 가장 힘없는 정권인 주제에
'우리때 또는 내때에 모든 것을 다 해낸다'는 욕심을 버리고
인재풀(人材pool), 개혁의 장기 청사진 등을 마련하고, 기반구축을 하고
굳건히 개혁과 민주화 통일을 지속, 수행해 나아갈 제대로된 참신한 인물을
다음 지도자로 키울 준비를, 자기희생을 했었어야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5년은 짧은 것입니다.
업적은 당대에 평가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지금 행동에 의해
"선택권 없이 출발선이 주어질" 후세의 몫입니다.
그런데 이 미련한 정권은 주제도 모르고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습니다.
그리고 논리로는 비판하고 미워하면서도
그래도 이 정권이 성공하기를, 칭찬받기를 바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또 다른 미련둥이인 저 자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이미 밑둥이 잘리워진 DJ라는 거목 옆에 성장해왔던
묘목들이 걱정됩니다.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말이 자꾸만 귀에 울립니다.
조선일보, 군부독재자, 맹목적 수구세력 이전에
"DJ의 적은 바로 DJ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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