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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8-08, 15:26:41 에 icaruskj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감상적인 몇 가지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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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와 못생긴 아기오리
초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어떤 동화이야기를 하시며
읽어 보았으면 이름을 말해보라 하셨습니다.
급우들은 모두들 명랑한 말투로
"아~~!! 미운 오리 새끼요!!"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한 구석에서는 같은 의미의 다른 낱말이 들려왔습니다
"못생긴 아기오리요"라고.
그리고 아이들은 저를 보고 가볍게 조롱하였습니다. (선생님까지)
돌이켜 보건데 그때 읽었던 그 동화책은 어떤 분이 번역하셨는지
참으로 꼼꼼하고 세심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에게 보다 부드러운 낱말을 가르치려 했다는 숨은 뜻을 엿보면은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다 아름다운 낱말로 영혼을 살찌우려 했다는
사려깊음을 뒤늦게야 깨닳았습니다.
마음마져도 게으른 모자라는 제가 가끔 글을 쓸때면
(가끔 글을 써보기도 하는 것은 '노사모'덕분입니다.)
되도록 어여쁜 순우리말을 많이 채우고 가꾸려고 애를 쓰는데
부족함이 많아서 잘되지 않습니다.
삶에 대한 짧은 감상을 읊을 때면 그럭저럭 나은 것도 같은데
사회나 정치에 대한 주제넘는 평론을 쓸 때면
왜 그다지도 정도이상의 건방지고 현학적인 낱말들이 튀어 나오는지....... .
약소한 민족의 힘없는 말이라지만
들녁에 핀 이름모를 꽃을 넋을 잃고 바라보듯이
초롱한 아가의 눈망울을 지겨주고 싶듯이
서민들의 골깊은 웃음을 감싸고 싶은 것처럼
우리말을 더 잘다듬고 지키며 사랑하고 싶습니다.
참으로 감당할 수 없는 욕심꾸러기인가 봅니다.
민들레가 아름다운 이유는
민들레가 아름다운 이유는
수선화보다
장미꽃보다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파란 하늘을 하얗게 채울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끔
민들레는
제 마음도 채워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민들레입니다.
사무실 컨서트 (가끔은 미친척도 필요하다)
모두들 퇴근한 텅빈 사무실, 건물 전체가 조용합니다.
청객은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나만의 콘서트를 엽니다.
비단 직장생활뿐 아니라
세상을 살다 보면은 가끔은 미친척 소리를 지르고 싶습니다.
더우기 사무실이라는 전쟁터에서는.
동료와 특히 상관들 앞에서는 더더욱.
멋진 마이크가 되어준 비품을 흔들고
곳곳을 뛰어다니며
상상속의 헝크러진 긴 머리를 마구 흔들면서
저는 김경호가 부럽지않은
괴성의 락커가 됩니다.
내면 깊숙히 "적응"이라는 이름으로 억눌렸던
수 많은 또다른 나, 자아들이 꿈틀대기 시작하더니
이내 열광하는 관중들이 되어 미친척 몸을 흔듭니다.
그들은 제가 음치라고 흉보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혹시라도 동료가 보면 여지없이 "똘아이"가 되고 맙니다.
저는 지금 "적당히 비겁해지는 서글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퍽이나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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