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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1-13, 17:51:48 에 midoong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조선일보식 한국사회 - 약점 많은 노무현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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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식 한국사회 - 약점 많은 노무현을 지켜보며
이 한반도 남쪽에 삶의 근본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약점’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무엇을 ‘약점’이라고 하는 걸까? 아무래도 살아가는데, 남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피해 받는 것을 약점이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
미국에서는 ‘정직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도 도청을 하고, 거짓말을 하면 물러나지 않았던가? 그럼 우리에게는 무엇이 약점인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약점이 도대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일류대, 그것도 서울대를 나오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이런 [간판]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에게 [인정]받기란 너무도 힘든 작업이 되어버린다. 시대적 천재라고 하더라도 [간판]이 없으면 남에게 인정받기 힘든 사회가 한국이다. 더불어 실력이 없더라도 [간판]이 있으면 그냥 인정받고 들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물며 노무현은 고졸이다.
노무현 그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사법고시를 통과했고, 변호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에게는 그럴싸한 [간판]이 없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데 이보다 큰 약점도 드물 것이다. 고졸의 사법고시 합격이라는 ‘인간승리’도 [간판]을 이겨내지 못한다. 그러기에 [간판]을 가지고 사법고시에 떨어진 이들이 노무현을 비웃는다. 그것도 야당의 중견간부라는 사람이, 더구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래도 문제가 안되는 나라다.
지금 잘나가고 있는 영국 축구감독은 외국인이다. 그런데 전임 영국‘토종’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물러난 이유는 ‘인종차별’ 발언 때문이었다. 우리로 본다면 [단지]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왜 축구감독을 물러나야 했는지 알 수 없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학력무시]를 해도 끄덕 없는데....
노무현은 경상도 사람이다. 그런 그는 [지역정서]를 무시했다. 그것이 또한 그의 약점이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다들 그렇다고 말한다] = [진리]로 통하고 있다. 사실 검증이나 조사 이전에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처형]에 처해지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최소한 [사상이 의심스러운] 사람이 된다. 지금도 이런 여론의 [가벼움]은 크게 변한 것 없다.
노무현이 [옳다는 생각]으로 지역정서에 도전한 결과는 무엇인가? 현실적으로는 국회의원, 부산시장 같은 자리도 없는 야인이 되었고, [독불장군]이라는 딱지나 붙었다. 그 반대자리에 섰던 이들은 어떤가? 이회창은 지역감정 덕분에 [유사이래 가장 강력한 야당 총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정형근은 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을 비웃으며 70%라는 득표로 국회의원직을 누리고 있다.
이런 대세에 역행했다는 것은 이렇게 큰 약점이다. 또한 무슨 일이 터졌을 때, 그것을 따지는 것 또한 약점이다. 그냥 적당것 눈치봐서 대세를 따라가야 비난도 없고, 인기도 얻는 게 우리네 현대사였다. ‘이런이런 면에서 이렇게 생각한다.’는 소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국민의 입맛에 맞는 발언일 뿐이다.
노무현의 또 하나의 약점은 언론을 나무란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정치인의 [생사]를 쥐고 있다. 언론에 보도가 되어야 그가 무얼 했는지 알고, 그래야 이름이라도 알려진다. 아무리 말해도 언론에 보도 안되면 모른다. 소위 말한 지명도는 여기서 나오는 것 아닌가? 노무현은 특히 [조선일보]에게 번번히 당하고 있다. 다른 언론과는 달리 대권 여론조사에서 이래저래 차별을 받고 있다.
상대를 생각해보면 어떤가? 이회창은 직접적인 원조까지 받으며, ‘한가족’이라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할 정도다.(이 정도 사건이라면 조그만 이성적인 국가라면 국민의 비난에 당장 정계은퇴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다.) 이인제도 나름대로 지지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가 이회창에게 ‘이인제를 밀수도 있다’는 협박을 할 정도로, 언론의 힘은 막강하다. 이런 협박에 [과반수에 딱 한자리 모자라는 거대의석]을 지닌 [야당 총수 이회창]이 쩔쩔매야 하는 것이 언론의 힘이다. 그런데 노무현은 이런 언론을 나무라고 있다. 이처럼 큰 약점이 또 어디 있을까?
‘친일경력’, ‘군기피’, ‘총풍’, ‘세풍’, ‘경선불복’ 같은 것들이 약점으로 등장하는 사회는 이성적이 사회이거나, [최소한 상식이라도 통하는 사회]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어떤가? 과연 이런 상식이 잘 통하고 있는 사회일까?
그렇게 만들어 가려는 노력들이 소중하다. [낙선운동], [안티조선] 등등이 그런 사회를 꿈꾸는 자들의 노력일 것이다. 비록 아직은 조선일보의 힘이 막강하고, 또한 잘못된 사회를 유지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힘이 막강하지만 말이다. 약점 많은 노무현이 언젠가 [강점 많은 후보]로 인정되는 그런 사회가 오길 기대한다. 이런 노력과 실천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간판도, 힘도, 자금력도 아닌 [정당성], [도덕성], [능력]이 평가받는 사회를 꿈꾼다.
그렇기 때문에 [간판도], [사회적 지위도], [빽도], [물려받은 유산]도 없는 나는 [약점 많은 노무현]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미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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