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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6-29, 18:46:32 에 midoong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언론의 탈세와 한국의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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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탈세와 한국의 보수.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어렵고, 위험한 순간이 언제일까? 아마 잘못을 저질렀을 때일 것이다. 몰래 했던, 공개적으로 했던 자신의 잘못을 지적 받는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건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고 했다. 끝까지 버티던지, 아니면 깨끗하게 사과하고 나가야 할지. 일반인들에게도 이렇게 어려운 순간, 그 순간의 결정은 정치인에게는 정치생명을 건 순간일 수 있고, 공인에게는 공인의 생명을 건 순간일 수 있다.
지금 한국은 언론탈세가 가장 뜨거운 뉴스거리다. 언론의 탈세는 이미 사실로 들어 났고, 그 규모는 거대하고, 동원방법도 저질이라서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잘못이 밝혀졌을 때 그들의 행동을 주목해 본다.
언론의 대처방법에는 차이가 난다. 경향신문은 제일 먼저 용기있게 모든 걸 공개하겠다고 말하면서 잘못을 시인했다. 깨끗한 사과는 신선한 충격으로 이어진다. 한겨레 등이 이런 결정을 따랐다.
어떤 언론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소위 조폭 신문이라고 말하는 조중동은 입에 거품을 물고, 야당의 지원 하에 전 지면을 동원하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언론 탄압'이라며 같이 동참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보면 정말 그들의 밥그릇이 처량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렇게 똘똘 뭉쳐 지금 버티는 것이 잘하는 것일지.....
나머지 언론들은 가만있으면 중간 간다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편이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탈세'는 불법이다. 이것은 이미 조중동이 그렇게 주장해 왔던 부분이다. 그리고 조중동이 자주 걱정해주던 봉급생활자의 원천징수, 그 공평조세는 지금 어디갔는가? 지금 조중동의 대처는 방구뀐 놈 성내는 꼴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오히려 깨끗이 사과하고, '정권에 대한 견제는 더욱 철저히 해나가겠다'라는 선언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을까? 하지만 이들은 그럴 수 없다. 이걸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끝까지 '정치탄압'이라고 외쳐야 나중에 만회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정권이 바뀌면....)
이것이 그렇게 빨갱이 사냥을 하며, '보수'를 외치던 우리나라 보수의 모습이다. 공직자나 정치인이 비리에 걸리면 사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 모두 하는 소리는 '정치보복', '표적수사'라고 항변한다. 그리고 슬쩍 음모론을 흘린다. 지금 언론의 모습은 바로 이런 우리 사회의 표상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말은 하는, 그리고 아무리 가난해도 부정한 짓은 저지르지 않는, 그런 보수는 [기사] 속에나 있지, [현실]에는 없다. 보수를 가장해서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넘들이 이렇게 보수를 망가뜨린다. 그래서 한국에는 보수가 없다.
자신의 잘못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자신의 재산을 공공의 이익에 쓰는 사람이 없다. 회사가 자기 것이라고 착각하는 그런 '돈에 눈이 먼', 연줄로 이익을 챙기면 된다는 '권력에 눈이 먼' 사람들만 있다. 이들은 보수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보수로 치장한다.
조중동은 탈세보다 지금의 대처방법에서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다. 어두웠던 과거를 기억하는 국민은 누구나 조금씩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갈 정도로 마음이 넓다. 그러나 이들의 구차한 변명과 행동은 그런 인정까지도 분노로 바꿔 놀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의 마음은 '정부는 견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언론도 깨끗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국민에게 김대중 정부와 언론은 둘 다 견제의 대상이며,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 이렇게 국민은 김대중도 욕하고, 언론도 욕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둘 다 욕하면 그만인 것이다.
김대중 정부가 어떤 처지에 처하는 것은 관심사항이 아니란 말이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깨끗한 언론', '견제 받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세무조사로 김대중 정부가 더 철저히 감시당한다면 국민으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고, 김대중 정부가 언론을 더 깨끗이 만든다면 기뻐할 일인 것이다. 한마디로 김대중 정부와 언론 탈세는 별개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는 관심이 없다. 언론도 세금 내고, 정부도 견제 받기를 원할 뿐이다.
바로 이때 보수가 나서야 한다. 보수는 추악한 타락을 누구보다 싫어한다. 보수는 누구보다 도덕을 중요시 여기고, 특히 국가를 중요시 여긴다. 이 때 보수가 나서 조중동을 엄하게 꾸짖어야만 이 땅의 보수는 비로소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보수는 지나치게 '부패'와 '부정'에 가까웠다. 지금이야말로 양심적인 보수가 나서 잘못한 조중동을 빈판할 때다. 이렇게 사회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국가의 기틀을 잡는 것이 바로 보수가 바라는 세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미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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