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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14, 02:12:34 에 midoong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안정환 이적과 '왕자들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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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이적과 '왕자들의 난'
안정환의 이적문제가 지루하게 시간을 끌고 있다.
외형적으로 보면 단순하게, 페루자가 헐값에 안정환을 사겠다는 이야기고, 부산구단은 '한국의 자존심'을 내세워 그렇게는 할 수 없다는 처지로 팽팽히 버티고 있는 것이다. 안정환 선수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고....
언젠가 안정환과 노무현을 엮어 글을 쓴 적이 있을 정도로 안정환을 꽤나 좋아한다. 아마 국내 팬들보다 더 많이 안정환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은 기본적으로 현대의 손을 들어주고 싶었다. 실질적인 예로 유럽구단들이 장사 속으로 헐값에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제3국가 선수들을 이용해 먹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특히 페루자는 그 악명이 높은 구단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안정환 선수를 좋아하고, 그의 이탈리아에 가고 싶은 마음을 알기에 뭐라고 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부산의 편을 들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부산이 지나치게 명분론에만 매달리는 모습에 뭔가 다른 생각이 스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부산은 얻는 게 없는 그런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페루자가 선뜻 들어준다 면이야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산은 여간 큰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
안정환이 못 가게 되면, 안정환이 부산에 남는다고 열심히 할 것 같은가? 아니면 팬들은 가만히 있을 것 같은가? 그렇다고 돈을 더 벌 수 있겠는가? 이건 명분도 실리도 다 잃어버리는 싸움을 너무 칼같이 진행하는 느낌이다.
그룹이나 회사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본다면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든 생각이다. 언젠가 신문을 덮었던 '왕자의 난'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 내막은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지만 그때 현대의 진로를 놓고 많은 자식들이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 지금 축구협회 회장은 정몽준이고, 부산 현대의 회장은 정몽규 아니던가? 어찌보면 아주 쉽게 풀릴 일인데, 그런데 더욱 꼬이고만 있으니....
혹시 이런 '왕자의 난'이 이번 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안정환이 문제가 되면 가장 타격을 입을 사람 중에 한명이 바로 축구협회 회장 아니겠는가? 이미 FIFA까지 일이 번지고 있으니....
이게 공상이기를 바란다.
미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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