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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1-23, 21:14:24 에 paradox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노무현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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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가히 '신드롬'이라 이름붙일만 하다.
웬만한 인터넷 싸이트에서는 거의 노무현을 빼놓고는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다. 양적인 면에서도 그렇지만 그 질적인 면에서도 타 대선 주자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노무현 지지자들은 노무현씨의 장점을 이야기하지만 이회창 지지자들은 논리에도 맞지 않는 억측이나 단순한 인신공격으로 이회창을 방어하고자 애쓴다. 즉 이회창 지지자들은 이회창의 장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니 안하는게 아니라 못한다고 말하는게 옳겠다. 추측컨대 지지자들조차 이회창의 장점을 발견하기 힘들 것이리라.
이회창 지지자들조차 이회창의 장점을 말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이회창에게는 정치인으로써의 매리트가 거의 없다고 볼수 있다. 지지자들조차 그의 장점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는것이 무엇을 말하겠는가? 그에게는 내세울만한 장점이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다만 '반DJ', '비호남' 정서에 기댄 감정적인 지지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회창 본인도 자신에 대한 지지가 매우 취약한 구조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듯하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영남 출신이 아니면서 항상 영남의 이러한 감정적 지지를 의식하며 추구해 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입증한다. 일례로 그가 4.13 총선이후 3개월동안 무려 17번이나 영남을 찾은데서 엿볼수 있다. 그러나 이 '반DJ, 비호남' 정서에 의한 지지는 한마디로 거품이다. 이러한 사실은 영남 유권자들의 50% 이상이 민주당 후보라 할찌라도 영남출신이라면 지지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것에서도 알수 있다. 더군다나 노무현과같이 영남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지역감정에 의존한 정치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지역감정을 극복하고자 노력해온 정치인이 여당 후보로 나온다면 이러한 영남의 '반DJ, 비호남'에 기초한 이회창의 지지율은 순식간에 흔들릴 개연성이 많다.
지난주에 보도된 한 언론의 여론조사를 보면서 우리는 중요한 몇가지를 발견할수가 있다. 그것은 10.25 보궐선거 이후 이회창에 크게 뒤졌던 민주당의 여러 후보군들이 이번 조사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선전했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10.25 보궐선거 이후 벌어졌던 정치지형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25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에서는 선거 참패의 결과로써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했으며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가지 정치적 실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대통령의 당 총재직 사퇴는 그동안 민주당에 드리워져 있던 '1인 지배정당' 혹은 'DJ 사당'이라는 색채를 순식간에 탈색 시켰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전국 정당을 향한 정치적 실험들은 '호남당'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민주당에서 'DJ와 호남당'이라는 색채를 지우려는 흔적이 보이자마자 민주당 후보군들과 이회창의 지지율이 좁혀졌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다양한 정치적 실험을 앞장서서 주창하고 실천해야할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오히려 '이회창 1인 정당'과 '영남당'이라는 성향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바로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민주당의 변화만으로 '노무현 신드롬'을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 왜냐하면 민주당의 변화는 노무현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예비주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유독 노무현인가? 그것은 이러한 민주당의 긍정적인 변화에 가장 잘 맞는 정치인이 바로 노무현이기 때문이며 노무현이 지금까지 견지했던 원칙과 소신들이 민주당이 시도하고 있는 변화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볼수있다.
더군다나 그는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편승한 정치적 이득을 포기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거의 유일무이한 대권주자 아닌가? 많은 선거 전문가들이 차기 대선에서 이회창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영남에서의 지역감정자극'이 노무현 앞에서는 무력해질것이라고 예상하는것은 대단히 일리있는 지적이다. 오히려 영남 출신인 노무현을 상대로 지역감정을 자극한다면 그것은 곧바로 이회창에게 부메랑이 되어 그의 목을 옥죌수도 있다. 그러한 면에서도 노무현은 이회창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결국 작금의 노무현 신드롬은 한국정치가 지역분열적인 정치라는 암흑에서 벗어나 지역화합혹은 지역통합이라는 한줄기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며 국민들은 자기들의 지도자감을 스스로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는 명언을 사실로써 증명해주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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