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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4-22, 14:37:16 에 유학생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환경] 새만금사업 강행 발언에 대해 사과/해명하고 입장을 바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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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는 새만금사업 강행 발언에 대해 사과, 해명하고 입장을 바꿔야 합니다.
오마이뉴스와 시민의 신문에의하면 노 후보는 지난 3월 말 전북경선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 저는 새만금 결정 과정 그 절차에 문제 지적했지만 반대한 적은 없습니다. 결정된 것은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새만금, 확실하게 밀겠습니다. ..."
이 같은 새만금간척사업 강행 입장은 작년 해양수산부 장관 재직시절 밝혔던 신중한 입장에서 대폭 후퇴한 것입니다. 그는 작년 3월 이한동 국무총리가 새만금간척사업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고 역설할 때 정부내 불협화음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새만금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1-2년간 더 연구 검토를 거치고 현재 중단된 민관 합동조사단의 토론을 완결지은 뒤 시행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연합통신 2001.03.07), 환경운동 등 시민사회운동 진영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바 있습니다.
물론 노 후보는 당시 "결론부터 말해 새만금 사업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연합통신 2001.03.07). "지역불균형의 개선이라는 취지"를 생각할 때 "공감이 가는 사업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북경선 연설에서 노 후보가 자신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은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갯벌의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대규모 갯벌의 상실에 무조건 동조할 수는 없다"며 "거듭 말하지만 연구를 할 만큼 해보고 이 사업의 실시 여부를 결론짓자"고 분명히 말했습니다(연합통신 2001.03.07).
문제는 노 후보가 위와 같이 발언한 작년 3월 이후 새만금사업을 "확실하게 밀"게 될만큼의 여건 변화가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거나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민주적 합의 절차도 무시했습니다. 각계각층의 새만금사업 강행 반대 여론(작년 5월 24-25일 시행된 한국갤럽과 MBC 공동 여론조사 결과 조사대상자의 66.3%가 사업 자체를 반대하였고 83%에 달하는 응답자가 강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임), 새만금 관련 각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절대다수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비민주적 밀실행정에 따라 사업 강행을 결정하였습니다.
참여연대에 의하면 작년 5월 25일 오전에 열렸던 새만금사업 관련 물관리 정책위 민간위원회 회의에서 민간위원들이 법에 의거 회의를 녹음하고 녹취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회의가 겨우 녹음되기는 하였으나 정작 정부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발언자 성명뿐 아니라 주요 발언 내용도 삭제되었습니다. 같은 날 오후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물관리 정책위 조정위원회 회의에서는 앞서 열린 민간위원회의 반대 의견을 뒤집고 새만금 사업 강행이 결정되었으나 이에 대한 회의록은 작성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국무조정실이 공문서를 변조하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작년 4월 21일, 국무조정실과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새만금사업 평가회의를 공동으로 주관할 것을 합의하였고, 5월 14에 평가회의, 21, 24일에 평가회의 4인 소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평가회의는 새만금사업을 강행할만한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했고, 평가회의 최종 건의문에서 이 같은 전제하에 새만금사업의 최종 결정을 대통령이 내려야 한다고 결론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만금사업 강행이 결정되던 날, 물관리 정책위 민간위원회와 조정위원회에 제출된 평가회의 최종 건의문에는 "대통령"이 "정부"로 바뀌어있었습니다.
결국 5월 29일 정부의 비민주적인 새만금사업 강행 결정에 항의하며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참여 민간위원 35명중 27명, 물관리 정책위 민간위원회 참여 민간위원 16명중 7명, 민간환경단체정책협의회 전체 23명 위원중 19명이 탈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었지요. 이어 5월 31일에는 관련 전문학계인 한국해양학회, 한국수산학회, 한국조류학회가 이공계 전문가들의 공식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 앞으로 공개 건의문을 발표하고 새만금간척사업이 심각한 환경.생태계 파괴를 일으킬 우려가 크다며 사업의 중단을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노무현 후보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새만금사업 유보", "사업 타당성에 대한 보다 엄격한 조사 필요", "민주적 합의절차 중시"와 같은 신중한 입장에서 "새만금사업을 확실하게 밀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돌변했는지요?
더욱이 노사모 회원들을 비롯,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개혁적 성향 유권자들의 다수가 새만금사업의 강행을 반대하고 있는 터인데 설득력있는 이유도 없는 상황에서 왜 그 같은 무모한 발언을 했을까요?
"시장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기존 보수 정치인들과 나름대로 차별성을 보였던 그이지만, 여전히 "개발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모든 개발 논의에서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정치.사회.환경적 영향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 같은 평가 그리고 그 결과의 정책 반영 등 전 과정이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라는 주장을 펼칠만큼은 개혁적이지 못한 것일까요?
낙선을 예상하고도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에 출마할 정도로 소신을 중요시하는 그이지만,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전북경선에서의 한 표가 아쉬워 소신을 꺾어 버린 것일까요?
노무현 후보 주변에 사람이 없다더니 대다수 환경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국민대중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조차 이 같은 판단 착오를 일으킴으로써 노 후보의 개혁성을 스스로 깎아내릴 만큼 정책을 보좌하는 팀이 취약한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대선후보로 확정되기도 전에 새천년민주당내 성장지상주의/개발지상주의 보수세력의 견제로 할 말을 못하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노무현 후보가 기존의 보수 정치인들과 다를 수 있다는 믿음은 일부의 주장과 같이 역시 헛된 것일까요?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지금이라도 노무현 후보는 전북경선에서의 새만금사업 강행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의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가 주장하는 개혁정치의 실현을 위해서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노무현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환경파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수 관련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국민대중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등 민주적 합의 절차를 거스르면서까지, 그리하여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면서까지, 무조건 개발, 개발을 밀어 붙이는 성장/개발지상주의자들.. 노무현 후보는 자신의 모습을 이들과 등치시키시렵니까? 만일 그렇다면 노 후보는 개혁정치를 향한 국민대중들의 열망이라는 노풍의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 앞장서서 배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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