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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6-28, 18:22:40 에 사이버보좌관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기타] 수구로의 회귀 막을 대안은 '신민주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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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말]
[월간 말 2001. 7. ]
대선논쟁 1탄 : 1. 민주화세력 권력재창출론
수구로의 회귀 막을 대안은 '신민주대연합'
이충열 한국정책포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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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을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이 때 이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국가혁신위원회 구성에서 보듯 대선후보 굳히기에 들어갔으며, 집권여당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차기 주자들간의 물밑 각개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진보정당을 표방한 민주노동당도 내년 지방선거 준비와 함께 차기 대선에 대한 고민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본지는 차기 대선을 둘러싼 각 정치그룹의 움직임을 4회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다. 연재는 각 그룹 핵심브레인의 기고와 본지 기자의 관련 취재기사가 곁들여질 것이다. 먼저 집권여당 내부의 한 흐름인 '민주화운동세력에 의한 권력재창출론'을 싣는다.(편집자 주)
87년 6월항쟁 이래 우리 사회의 화두는 민주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과 착근이었다. 이것은 '변화와 개혁'이라는 정치적 슬로건으로 나타났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변화와 개혁은 특권과 특혜에 안주해온 기득권세력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87년이후 지난 14년 한국정치를 구분하는 전선의 성격은 개혁세력과 기득권세력의 대결로 규정지을 수 있다.
수구세력의 결집과 총반격, 그리고 범민주세력의 좌절
최대의 변화와 개혁은 유사이래 처음 쟁취한 97년의 평화적 정권교체였다. 실로 많은 것이 변했고, 변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전선은 지금 교착상태에 빠졌고, 병사는 전선을 이탈하고, 국민은 방관자로 변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도는 20%를 전후한 바닥을 헤매고 있으며, 4.26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전멸하고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도 선전했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수구세력들이 전방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개혁세력에 대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수구세력의 이데올로그를 자처하는 일부 언론은 이미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라는 그랜드플랜에 맞추어 정치일정을 밟아가고 있다. 군사독재하에서 힘을 키우고, 결국에는 IMF외환위기를 초래하여 나라를 들어먹었던 그 세력이 개혁정책의 시행착오로 인한 민심이반에 편승하여 구세력의 명예회복과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정점에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가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수구세력의 총결집체로서의 노선을 강화해왔다. 경상도 패권주의에 안주하는 것은 태생적 한계로 치자. 탈냉전의 민족화해 구도보다는 냉전시대의 대결노선을 고집해왔고, 재벌에 대한 옹호와 지원을 노골화하고 있다. 5.16 쿠테타 이후 구세력을 떠받쳐온 인물들이 속속 한나라당에 집결하고 있다. 소수 특권층과 기득권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임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무엇이 수구세력을 고무시키고, 개혁세력을 위축시켰나? 지난 3년간 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 극복,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국민기초복지 제도의 시행 등 중요한 진전을 이루어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에 대한 민심의 이반은 심각한 상태다. 권위적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불만, 의약분업제도 등에서 보듯 개혁과정과 절차에서 파생한 부작용, 사실이든 아니든 인사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 그리고 여전히 어려운 경제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민심의 이반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처한 구조적 요인이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의회내에서의 소수파 세력임을 민감하게 의식한 집권세력은 국회내의 다수세력 확보에 모든 힘을 기울였다. 자민련에 4명의 의원을 임대하는 사상유례없는 편법으로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드는가 하면 의원 2인의 민국당과 3당 정책연합을 성사시켜 가까스로 국회 다수세력이 되었다. 그렇지만 강력한 여당을 지향한 이러한 움직임은 국민의 지지는커녕 원내에서의 주도권조차 제대로 보장해주지 부작용만 노출시키고 있다.
소수파 정부로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YS정부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호랑이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3당합당을 단행한 YS는 어려운 권력투쟁을 거쳐 가까스로 정권을 잡았지만, 결국에는 수구세력의 포위공세 속에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정치적으로 완전히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YS정부시절을 반성적으로 되돌아 보면, 정교한 개혁프로그램과 개혁주체세력의 정비와 확대없이 구세력(특히 관료)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개혁은 시행착오속에 수구세력의 반격에 직면하고, 궁극적으로 개혁주체도 지리멸렬하고 정권도 위기에 처하게 된다.
김대중 정부의 오판과 범민주세력의 역사적 기로
국민의 정부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김대중정부는 출범시 2개의 진로가 놓여있었다. 민주세력의 대연합을 통한 전국정당화냐, 아니면 보수세력과의 연합과 제휴를 중심으로 하는 동진정책이냐 하는 기로에 놓여 있었다. 출범당시의 외환위기는 기득권세력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대통령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그러나 이 중요한 기로에서 국민의 정부는 개혁세력과 영남서민과의 연대보다는 기득권 세력과 영남보수세력과의 제휴를 선택하고 만다.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었다. 왜냐하면 이것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영남지역주의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민심의 향배를 오판한 노선이었다. 영남지역주의는 이성이나 합리적 판단을 떠난 무조건적인 반DJ정서이고, 다음 선거에서 무슨 수를 쓰든 영남으로 정권을 재탈환해야 된다는 맹목적 성격을 띄고 있다. 게다가 구세력과의 무원칙한 합작 역시 민주당의 뿌리인 개혁세력의 이탈을 부추기고 전통적 지지기반만 와해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김중권 대표체제가 들어선 이후 민주당은 정체성을 둘러싼 시비가 내연하고 있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겪어온 딜렘마는 대선이 다가오는 지금부터 더욱 더 심각한 내분의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차기후보가 어떤 세력과 이념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는냐 하는 것은 민주당만의 관심사가 아니고, 개혁세력 전반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만약 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대변할 수 없는 주자가 나온다면 민주당은 민주화투쟁에 바탕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더 이상 주장할 수 없을 것이며, 역사적 맥락에서 본다면 90년 3당합당으로 촉발된 그간의 정치적 이합집산이 마침내 민주화세력의 해체라는 비극으로 종결됨을 뜻한다. 즉 민주개혁세력의 주류가 와해되는 것이다.
이미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보수적 네트워크를 형성한 수구세력에게 내년 대선은, 10년간 민주화세력에게 뺏긴 주도권을 되찾고 특권층과 기득권자를 위한 그들만의 정권을 다시 만드는 대회전이 될 것이고,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개혁세력은 그동안 밀어온 변화와 개혁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 될 수밖에 없다.
어느 세력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우리 민족의 진로와 국민 개개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민주개혁세력은 어떤 비전과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정권이 반드시 이루어야할 과제를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차기 정부는 한국정치의 악성종양인 지역대결주의를 완화 또는 극복해야 한다. 우리 정치의 파행성의 밑바닥에는 지역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다른 지역을 배타적으로 거부하는 지역주의는 정치의 합리적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의 암적 존재다. 지역분열과 대립으로 인한 국력의 소모적 낭비를 근절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둘째, 21세기의 변화에 조응하는 내정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개혁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변화와 개혁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세계화, 정보화시대를 맞이하여 공정성, 투명성, 공동체적 지향을 내용으로 하는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경제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휴먼 인프라의 고급화와 공동체의 복구 등은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불가능하다.
셋째,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이라는 전략적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한반도의 냉전구도 해체를 위한 남북화해, 평화정착 노선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21세기 초반의 동북아 질서에서 우리 민족의 주도적 역할을 상정하려면 보다 통큰 전략적 비전에 입각한 국가전략이 나와야 한다. 비전이 있는 리더십, 전략을 가진 민족이 운명을 바꾼 예를 우리는 역사속에서 많이 보아 왔다.
3가지 대안 : 민주대연합, 지역연합, 독자세력화
내년에 치러질 대선에서 소위 '이회창대세론'이 먹혀들어가 한나라당이 차기 정권을 장악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솔직히 상상하기조차 끔직한 현실에 우리는 마주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민주개혁세력에게는 역사적 과오가 될 뿐 아니라 민족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것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근본으로 하는 의회민주주의를 신봉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냉전적 기득권세력, 재벌 특권세력이 다시 전면에 포진하여 우리 역사를 후퇴시킬 것은 너무도 뻔하지 않은가.
다음 대선에서 민주세력이 선택할 대안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1안)는 기존의 지역구도를 인정하고 상대적으로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미는 경우, 두 번째(2안)는 범민주세력의 결집을 지향하는 민주대연합, 그리고 세 번째(3안)는 기존정당과의 절연을 통한 개혁세력의 독자세력화가 있을 것이다.
1안은 민주당을 중심에 놓는 구도이고 2안은 민주당+α(개혁세력), 3안의 경우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재야의 개혁세력이 헤쳐 모여 독자세력화하는 경우다.
호남·충청·연합을 상징하는 DJP연합을 통하여 정권을 잡은 민주당에는 기존의 지역구도를 바탕으로 대선을 치르자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도 두 가지가 있다. 호남·충청·강원지역을 기축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내자는 것과 보수층 출신의 영남후보를 내서 영남권을 분할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양쪽 모두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 영남권과의 정면승부는 패배의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누가 승리하더라도 영호남 지역갈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죄를 안게 될 것이다. 또 보수적인 영남후보를 낼 경우 실현가능성 자체도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그렇게 된다면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라는 민주당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근대화세력에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넘겨주는 역사적 치욕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이 구도는 지역분할구도의 기득권에 안주하여 정치발전을 거부하는 반역사적 발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α(개혁세력) 구도는 민주세력의 결집을 통해 그 힘으로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계승할 후보를 쟁취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민주대연합의 정치적 함의를 새롭게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민주대연합은 흔히 YS, DJ, 재야개혁세력의 상층연합을 상정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협소한 개념이다. 민주대연합의 내용과 형식은 민주화운동의 정신에 기반한, 보통사람을 위한 이념과 정책을 컨텐츠로 삼아 이를 영호남을 포함한 전국적 국민정당의 틀속에 녹여내는 것이 그 형식이 될 것이다. 이 구도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민주당 내외에 산개해 있는 민주개혁세력이 단일한 세력으로 결집할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민주개혁세력이 독자세력화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만약 한나라당에서 이회창총재가 나오고, 민주당에서 민주개혁세력이 동의할 수 없는 후보가 나온다면 민주개혁세력의 정통성을 내건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구도는 가능성은 있으나 주체적 조건을 살펴보면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 양당의 현역 의원은 기존정당의 기득권구조에 이미 깊숙이 편입되어 있고, 무엇보다 독자적인 지도구심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의 최대 접합점은 신민주대연합
수구세력과의 전면대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가장 현실가능한 방책은 범민주세력이 총결집하여 민주대연합구도를 실현하는 길뿐이다. 잠자는 거인은 거인이 아니다. 87년 6월항쟁 승리이후 14년, 그때의 주역들이 이제 우리 사회의 허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리더십, 새로운 정치세력, 새로운 비전을 갈구하고 있다. 97년에는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을 대변했다면 2002년에는 세대교체가 시대의 명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세대교체가 단순히 생물학적 연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현재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지역분열주의)를 해결하고 미래의 비전을 담당할 수 있는 세력으로 교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세력 결집은 2단계로 나눠 이루어져야 한다. 1단계로 우선 민주당 안팎의 민주개혁세력이 민주대연합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결집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 내의 개혁세력은 뚜렷한 구심이나 비전없이 파편화되어 있다. 결집된 힘을 바탕으로 경선과정에 적극 개입해 정통성과 시대정신을 담보한 후보를 세워야 한다. 1단계로 민주개혁후보가 쟁취되면 2단계로 민주당의 범위를 넘어선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이루어 수구와 민주개혁의 전면적 대립구도로 대선판을 짜야 한다.
누구도 내년 대선에서 방관자가 될 수는 없다. 현실과 이상의 최대 접합점을 찾아내는 것이 현실정치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자. 망국적인 영호남갈등을 그만 끝내자. 주체와 프로그램을 갖고 제대로 된 개혁을 한번 해보자. 내년 12월 19일 민주개혁세력의 전면적 승리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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