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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09, 22:42:12 에 cjong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기타] [언론세무조사] '빅3' 조·중·동 연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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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 피플]
[언론세무조사] '빅3' 조·중·동 연대할까?
‘조·중·동은 과연 연대할 것인가?’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결과 발표로 언론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거
운데 신문업계 ‘빅3’인 조선·중앙·동아일보가 과연 연대투쟁에 나설 것
인가가 언론계는 물론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그동안 정치
권력을 능가하는 막강한 ‘언론권력’을 행사해 온 이들이 연대,대정부 투쟁
에서 ‘공동전선’을 펼 경우 정부여당이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 대해 3사가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는데다 이
과정에서 서로 자사이기주의를 강조하다보면 연대투쟁에 나서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3사 가운데 대정부 투쟁을 제일 먼저 공식천명한 회사는 조선일보. 지난달
27일 저녁 조선일보 기자 200여명은 조선일보 편집국에서 긴급 기자총회를
열고 결의문을 채택,사실상 ‘결전’태세를 밝혔다.‘조선일보 기자일동’명
의로 작성된 결의문에서 “조선일보 기자들은 지금,사방에서 언론을 옥죄어
오는 권력의 살기(殺氣)를 절감하고 있다”며 “비판언론을 압살하려는 권력
의 음모가 드러난 이상,우리 조선일보 기자들은 그 음모에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의했다.이틀 뒤인 29일 국세청의 발표가 있은 후 30일자 조선
일보는 거의 지면을 할애해 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이는 기자들의 분위기와
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조선일보는 휴무일인 30일에도 출근, 대정부
공세용 지면을 제작했다.동아일보가 30일자 1면에서 대독자 사죄기사를 실은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조선일보의 이같은 지면제작에 대해 언론계는
물론 네티즌,일반 시민들의 태도는 비판적이다.조선일보는 큰 사건이 나면
사회면에 시민단체나 일반인들의 반응을 싣던 종래의 관행과는 달리 이같은
기사를 싣지 않았다.그 자리에는 탈북난민 장길수군 가족의 제3국행을 사회
면 톱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함께 사주가 검찰에 고발된 동아일보는 약간의 입장차이를 보
이고 있다.우선 ‘톤’이 조선일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조선일보
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발표 직후인 지난달 30일자에서 ‘조선일보의 사명감
’이라는 제목의 통사설에서 비장한 각오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임을
회사차원에서 공식 천명했다.반면 이날짜 동아일보는 ‘언론자유 후퇴하는
일 없어야’라는 사설에서 원칙론 정도를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이는 동아일
보 경영진,편집진,기자사회의 분위기가 조선일보와는 다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발표가 있은 당일인 지난달 29일 동아일보의 기자
들도 편집국 부서별 대표모임을 가졌다.그러나 세무조사 등 일련의 정부태도
가 언론탄압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자성론도 강하게 제기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법인과 사주의 비리가 구체적
으로 드러난 만큼 앞뒤 안가리고 방어적으로 나설 경우 사회적 비판이 제기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고 전했다.이번 사태와 관련,동아일보 노
조는 ‘막가파식’ 조선일보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
다.이는 조선일보 기자들의 ‘결의문’ 채택을 두고 언론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았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동아일보 노조는 2일 기자총회에서도
종래의 입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결론을 내렸다.이는 결국 동아가 대정부
투쟁에서 조선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해석된다.지난달 30일
자 1면에서 대독자 사과기사를 실은 것도 이같은 취지의 한 표시로 풀이된다
.신문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가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회사 전반
의 어려운 분위기를 감안한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동아일보의 한 간부
기자는 “정부와 싸울 것은 싸우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적 자성과 투명
경영을 정착시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조선,동아에 비해 중앙일보의 분위기는 또다르다.한마디로 요약하면
‘세풍’와중에 실익은 실익대로 챙기고 정부에 대해 할 말은 할 말대로 다
하는,말하자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자는 식이다.이런 상황은 우선 중앙
이 ‘사주구속’을 피한데다 라이벌격인 조선일보가 의외로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여 중앙으로서는 ‘1위고지’점령의 절체절명의 호기로 분석
되고 있기 때문이다.중앙은 조선,동아가 한겨레리빙에 대한 국세청의 ‘봐주
기조사’라며 목청을 돋우고 있는 반면 중앙은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한 국세청 출입기자는 “중앙이 그 내용을 잘 알고 있고,또 취재를 했으면서
도 쓰지 않은 것은 나름의 속셈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지난달 30일자 1면에 대독자 사과기사를 실은 반면 정
작 중앙일보는 사주에 대한 고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내용의 기사
를 싣지 않았다.30일자 1면에 실린 ‘중앙일보의 입장’은 ‘사과’관련 용
어는 한 군데도 없고 ‘해명’과 ‘당당한 대처’만을 강조하고 있다.이는
중앙이 당초 예상보다 추징액이 큰 데 대한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당초 조선
,동아에 대해서는 1천억원대,중앙에 대해서는 500억원대 정도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조선 864억원,동아 827억
원,중앙 850억원으로 중앙이 동아보다도 오히려 더 나왔다.중앙은 사주가 이
정권 들어 이미 구속된 적이 있어 ‘사주구속’문제는 처음부터 ‘남의 얘
기’로 치부해 오던 터였다.단지 관심사는 추징액의 규모였고,또 조선,동아
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그런데 의외로 이들 두 신문과 액수가
비슷하자 ‘빅3 짜맞추기’라는 식으로 당국을 성토하고 나섰다.30일자 1면
톱 제목이 조선,동아는 조선·동아·국민의 사주고발로 뽑았으나,중앙은 3사
가운데 자사를 제일 앞세우고는 ‘추징세액 신문 빅3 집중’으로 뽑았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조·중·동은 각 사간 미묘한 입장차
이를 보이고 있다.조선은 ‘결사항전’으로 ‘강력한 야당지’라는 이미지를
굳혀 ‘1위 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반면 동아는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으로 ‘무리수’를 둘 수 없는 상황이다.혹자는 ‘제2의 오동명’이 나올 것
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조선,동아 가운데서 ‘양심선언자’가 나
올 가능성은 동아쪽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동아는 이미 ‘전력’이 있다.9
0년 당시 김중배 편집국장(현 MBC사장)이 경영진의 과도한 편집권 간섭에 반
발,회사를 박차고 나왔으며,손석춘 기자(현 한겨레 여론매체부장)가 김국장
의 처사에 동조하여 사퇴한 바 있다.
반면 중앙은 겉으로는 조선과 보조를 같이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그러나 속으로는 이번 기회를 조선을 제치고 ‘1등’이 될 수 있는 기
회라며 다각도로 암중모색중인 것으로 보인다.국세청 발표일인 지난달 29일
경영담당 송필호 부사장이 개최한 설명회 자리에서 ‘기자일동’ 명의의 성
명서 채택문제가 거론됐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중앙으로선 99년 홍사장 구
속 당시의 ‘악몽’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중앙의 한 기자는 “홍사장 구속
당시 중앙 기자들이 보인 태도가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내부평가가 지배적이
었던데다 이번은 사안이 좀 다르다”며 “특히 당시 조선,동아의 보도태도를
감안하면 이들과 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사주구속’을 한발
비켜선 중앙은 이번 기회를 오히려 ‘1등고지’ 점령의 호기로 파악하고 있
다.중앙 때문에라도 이번 대정부 투쟁에서 ‘빅3’의 공동전선 구축은 어려
울 전망이다.이로써 ‘빅3’로 상징되는 신문업계의 선두그룹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관계 재정립과 함께 새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운현 문화팀기자 jwh59@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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