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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26, 21:03:48 에 ilovsky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한나라당] '정치의 블랙홀' 색깔론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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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피플]
'정치의 블랙홀' 색깔론 향방은?
뉴스피플 [정치] 2001. 7. 20
‘색깔론’은 남북 분단 상황에서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을 옭아매는 전가의 보도로 쓰였다.그러나 이러한 용도는 여야의 정권교체 이후에도 강도의 차 이는 있지만 폐기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색깔론이 제기되면 공격하는 쪽에 서는 손쉬운 방법으로 반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고,방어하는 쪽에서는 속수 무책인 상황이 연출된다.색깔론은 정치적 논의를 무의미하게 하는 일종의 ‘ 블랙홀’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언론세무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느닷없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 장 답방 사전 정지용이라는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일반의 상식으로는 얼른 수긍할 수 없다.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언론사 세무조사=언론 탄압’이라면 몰라도 왜 하필이면 ‘김정일 답방용’을 들고 나왔을까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이 ‘전가의 보도’를 열흘 가량 휘둘렀다.그러나 언론세무조 사를 둘러싼 ‘색깔론’은 지난 10일을 전후해 메뉴에서 사라졌다.
그렇다면 왜 한나라당은 ‘색깔론’을 제기했고,왜 발을 뺐을까.
▲증폭되는 색깔론
“언론사 세무조사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있다는 지식인들의 속 삭임이 있다”-지난달 30일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의 문화방송 심야토론 발언 .지식인들의 속삭임으로 시작된 홍 의원의 이야기, 뭔가 음모가 있고 두려움 으로 크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뉘앙스를 주는 홍 의원의 발언은 자동 증폭장치가 작동하는 것처럼 퍼져 나갔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이튿날 홍 의원의 말을 빌려 “언론 세무조사가 김정 일 위원장의 답방 사전 정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논평도 이어졌다.이어 “언론 세무조사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란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지난 4일 당 언론 말살 장기집권 음모 규탄대회에서는 언론 세무조 사의 노림수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며 기정 사실화했다.이어 색깔론 공방은 ‘페로니즘’‘문화대혁명’‘국가체계 흔들 기’‘금강산 관광’‘황장엽 방미’로 옮겨 붙었다.
▲왜 색깔론인가
한나라당이 제기한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사전 정지용’을 한마디로 규 정하기는 어렵다.대선전략과 연계돼 있는 등 복선이 깔려 있다.
먼저 대선 전략과의 연계설이다.언론세무조사와 ‘김정일 위원장 답방’을 연계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의미를 사전에 훼손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는 시각이다.
근거는 김정일 위원장의 ‘조기 답방설’이다.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지 난 6월 임시국회 정보위 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조기 답방설이 근거가 있음을 시사했다.동석한 민주당 의원들이 부인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주요 당직자들도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색깔론 공세가 한창일 때 민주당 의원들의 외유 에도 관심을 보였다.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논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 니냐는 반응이다.
여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정부실세’가 또 다시 중국을 방문하 고 돌아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김정일 위원장 답방을 예의 주시한 데서 도 한나라당의 조급함을 읽을 수 있다.
또 하나는 보다 순수한 대북 정책측면에서의 문제제기다.홍사덕 의원이 제 기한 ‘김정일 위원장 답방용’으로 홍 의원은 평소 6·15 남북공동선언 2항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 연방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신에서 비롯됐다는 견해 다.
홍 의원은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을 인정 하는 내용의 6·15 남북공동선언 제2항을 거론하며 “나는 자유로운 언론이 보장되던 지금까지는 대통령의 3단계통일 구상을 지지해왔으나 언론을 죽인 가운데 아무런 토의없이 불쑥 합의하고 언론의 여론몰이로 이 구상을 몰아붙 인다면,단호하게 반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걱정하는 것은 김정일 위원장 답방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적 합의가 없이 ‘연방제 통일방안’에 대해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를 언론 세무조사와 연계하면서 결과적으로 색깔론의 기폭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홍 의원의 발언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당의 대선 전략과 연 계돼 있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홍 의원은 국가혁신위 국가비전분과위원장으로 이 분과위에서 한나라당의 대선 전략,한나라당이 나아갈 바를 ‘보혁구도’로 몰고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미 보도된 내용이지만 우연이라기보다는 나름대로 당내 의견을 거친 것 이라는 시각이다.홍 의원의 발언이 있은 뒤 색깔론’이 증폭된 것은 결코 우 연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또 다른 배경은 대정부 강경 투쟁에서 찾을 수 있다.보수그룹이 주류를 이 루고 있는 한나라당의 강경파 의원들이 정국의 색깔론을 부추긴 것을 두고 하는 지적이다.김정일 위원장 답방용이 페로니즘,국가의 정체성문제,중국의 문화 대혁명과 비교되는 등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된 데에는 이러한 보수세력 의 강경노선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부영 부총재 등 개혁파 의원들은 김정일 답방용과 언론사 세무조사 를 연계시키는 데 대해 지역주의와 색깔론을 들고 나와 언론 세무조사의 본 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회창 총재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총재는 이부영 부총재가 총재단회의에서 색깔론 공세의 부당성을 제기 하자 “색깔론이 아니다”고 강조한 것으로 미루어 이 총재가 색깔론을 지지 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색깔론은 어디로
한나라당은 공세의 방향을 전환했다.색깔론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당내에서는 비판적인 여론을 들고 있다.
‘미디어 오늘’ 여론조사 등 각종 연론조사에서 색깔론 공세가 힘을 발휘 하지 못한다는 자체 판단에서 색깔론을 거둬 들였다는 분석이다.
영남지방 등 특정지역 특정 게층에서 한나라당의 주장이 먹혀 들었지만 득 보다는 실이 많은데다 소기의 성과도 거둬들여 원점으로 회기했다는 설명이 다.보수성향의 지식인들도 한나라당이 정부에서 잘못하고 있는 많은 사실들 은 제껴놓고 동의할 수 없는 색깔론으로 나아가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 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의 대권 전략과도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한다.한나라당 일부 의원들 은 주요당직자들이 이 총재의 집권을 낙관하고 있는데 비해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이는 이 총재 지지율에 대한 정체성 문제다. 여론조사에서 ‘친 이회창’보다는 ‘반 이회창’이 높게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한 소장파 의원은 “총재 지지와 총재를 반대하는 여론조사의 차이가 2∼ 5% 포인트에서 왔다갔다 하지만 이 총재가 폭넓은 정치를 했을 때 격차는 줄 어들고 강경으로 치달을 때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판여론과 대선 전략 때문에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색깔론과 언론사 세무조사문제를 완전 배제했다고는 할 수 없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가시화된다든지, 다른 문제가 불거졌을 때 언제든지 색깔론은 불거질 소지가 있다.김정일 위원장의 답방과는 다소 성격 이 다르지만 금강산관광과 황장엽씨 방미에 동일선상에서 공격의 고삐를 늦 추지 않고 있다.
강동형 정치팀기자[yunbin@k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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