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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9-11, 23:03:01 에 사회통합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기타] 新여소야대 경제 어디로 / (하) "정치 안정돼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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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일보 2001-09-1]
“기업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가 더욱 힘들어지게 됐습니다. 여당은 거대 야당에 발목을 잡힐까봐 기업의 요구사항이나 불만이 터져나오지 못하도록 입막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 국세청이나 금융감독원은 비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기업들에게 조신하게 지내도록 위협섞인 주문을 가하곤 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체의 한 고위임원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 붕괴로 인해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을 다분히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대기업 임원은 정치자금 얘기를 했다. 앞으로 선거가 줄줄이 예고돼 있는 만큼 정치자금 내기에 눈치를 더 보게 됐다는 것이다. 혹 야당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하면 여당의 촘촘한 정보망에 걸리기 십상이고 이럴 경우 으레 여당 무시로 낙인찍혀 기업하기가 더욱 힘들어지리란 우려 때문이다.
여소야대정국을 달리 해석하는 기업들도 많다. 재계의 기정사실로 굳어버린 출자총액제한 완화요구만 하더라도 이제 거야(巨野)에서 강하게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는 까닭이다. “기업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이 제기되면 야당이 대행해주게 됐으니 나쁠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기업들이 여소야대정국을 굳이 손익계산서로 따지자면 비용과 수익에서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제관료들의 교체가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 국세청 정도에 불과해 더더욱 유·불리를 저울질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대중정부의 노사정책에 불만을 토로해온 경영자총협회도 여소야대 정국 돌입이후 단행된 개각에 대한 논평을 통해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노사관계 확립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주기 바란다”고 짤막하게 언급했을 뿐, 가타부타 얘기가 없었다.
대기업들은 오히려 여소야대 정국이 정치인들과 경제관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인들이 대권경쟁을 앞다퉈 벌이며 연일 티격태격 정쟁만 일삼는 사이에 기업들이 왜 해외로 빠져나가려 하는지, 대우자동차와 하이닉스반도체등 산적한 현안문제가 안중에 있는 지 불신만 더 쌓여갈 게 뻔해 보인다는 것이 기업들의 불만이다. 기업인들은 ‘정치가 안정돼야 경제가 잘 풀려나갈텐데’라며 현 정국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제관료들에게도 정권의 향배에 관계없이 기업에 애정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경제차관회의에서 공정위측이 연락조차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한 불똥이 기업에게 튀지 않을까 불안스러워 하고 있다. 경제관료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보니 이들 관료의 정치권 줄서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청와대쪽에서도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기업인들은 경기침체의 골이 깊게 패인 현상황에서 경제문제에 관한 한 여야가 자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로 정책 대안 마련에 노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문성웅기자 swmoon@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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