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은 요즘 상당히 곤혹스럽다.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한 당정개편에 대해 초선의원에서부터 일부 최고위원에 이르기까지 탈당불사를 외치며 반발하는가 하면 특정계보 해체를 요구하는 등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현만 다를 뿐 모든 당내 반발이 결국 대통령과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권전위원은 10일 “당이 어려우니 단합해야 할 텐데”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국내에 있어봐야 이런저런 소리가 나올 것 같아 아예 한달 가량 해외에 머물다 최근 귀국했지만 또다시 자신을 표적삼아 반발이 확산되자 걱정스런 마음과 억울한 심경이 교차하는 듯했다．
최고위원 등 모든 당직을 사퇴한 그는 당에 복귀할 것이냐는 질문에 “안한다”고 짧고 분명하게 말했다．한광옥 비서실장의 당 대표 내정을 비롯한 당정개편에 대해서도 그는 “대통령이 결정한 일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당정개편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간접으로 의견을 전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권전위원은 “전화로 귀국인사만 했는데 내가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과 무슨 문제를 논의했다는 얘기까지 들리더라”고 말했다．
항상 해왔던 얘기지만 자신은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하기만을 바랄 뿐이며 아무런 욕심이 없다는 말도 되풀이 했다．그냥 쉬면서 지켜보기만 하겠다는 설명이다．
동교동계 해체 주장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닫았다．한 측근은 “초선의원들이 반발하면 중진들이 설득해야지 오히려 부추기면 되겠느냐”며 “대통령과 권전위원을 물고 늘어져야 정치적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무슨 소리가 나올까봐서 해외에 나가 있었는데 귀국하자마자 또 이상한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아예 한국땅에서 살지 말란 말이냐”고 흥분했다．또 다른 측근은 “모든 것이 다 임기말을 맞아 우리를 밟고 일어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전위원은 자신이 주장했던 당권-대권분리론에 대해 “당에서 알아서 하겠지만 후보가 되면 당권도 맡는 것 아니냐”며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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