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에 대통령 후보감이 없다”는 민주당 이해찬 정책위의장의 발언으로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대선 예비주자들은 “별 생각 없이 한 얘기일 것”이라며 애써 평가절하했지만 참모들은 발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의장은 24일 저녁 국민정치연구회 초청 강연에서 “2003년과 2004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며 여야 어디서 정권을 잡든 마찬가지”라고 진단하면서 “문제는 이 시기에 인내하면서 갈등을 설득하고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 데 이를 해나갈 대권후보가 여야 모두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리도 소수였지만 야당이 집권해도 소수정권이어서 어느쪽이든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국민이 이를 알고 (후보를) 선택하느냐,모르고 선택하느냐가 내년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의장은 최근 사석에서 여러차례 이와 유사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측은 “대응할 가치도 없지만 그사람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이총재측은 “여당 정책위의장이 그런 종류의 발언을 하려면 자격없는 자기당 사람들한테나 할 일이지 남의 당 대표까지 겨냥하는 이유가 뭐냐”고 비난했다．
민주당에서 대중 지지도가 가장 높은 이인제 최고위원측은 “이 시점에서 자기가 할 얘기가 아니다”라며 역시 불쾌감을 나타냈다．한 측근은 “주요 당직자로서 같은 값이라면 자기당에 후보감이 많다고 말해야지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할수 있느냐”며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이최고위원측은 이의장이 동교동측과 밀착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눈치다．
김중권 대표측은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모르지만 우리당에는 괜찮은 대선후보가 여럿 있는 것으로 국민들이 알고 있다”며 “고위당직자로서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대표실 관계자는 “최고위원까지 지낸 책임있는 당직자라면 우리당 예비후보까지 흠집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한화갑 최고위원측과 김근태 최고위원측은 “답답해서 한번 해본 소리 아니겠느냐”며 “모두가 반성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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