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교동계 핵심인사들에 이어 총장과 총무를 지낸 범동교동계 중진인 정균환 총재특보단장이 21일 ‘40대 기수론’을 띄움에 따라 여권 내부에 ‘제3후보론’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동교동계가 단순히 레임덕(통치권누수)을 방지하고 특정 여권 차기주자로의 힘쏠림을 견제하자는 차원에서 제3후보론을 거론하는 것으로 해석됐으나 최근 정황은 여권 핵심이 실제 구체적 인물을 놓고 고민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3당 및 3김 연합에 의한 영남후보 추대론을 제창한 민국당 김윤환 대표가 최근 제기한 ‘세대교체후보론’도 정단장의 발언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배경 및 논의진척상황〓우선 최근 제3후보론 논의는 계속된 민심악화로 현재의 차기 주자로는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승산이 불투명하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단장은 “국민이 기존 차기 주자들에게 너무 식상해 한다는데 문제가 있다”며 “기업인들을 만났더니 (지난 71년 대선 때처럼) 40대 기수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21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차기 주자중 선두인 이인제 최고위원의 지지도가 10% 이하로 급락, 20%대를 넘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동교동계가 이처럼 선택의 폭을 넓히며 대안을 모색하는데는 최근 이인제 위원과 다소 서먹해진 관계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몇달전 여권 핵심인사가 사석에서 제3후보론을 제기한데 이어 동교동계 상당수도 이에 공감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한화갑 최고위원도 최근 “김혁규 경남지사도 대선에 꼭 나온다고 하더라”면서 대선구도 변화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체화되는 시나리오〓여권의 한 인사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3의 신당창당-민주당과 신당의 합당-제3후보추대’의 시나리오를 피력했다. 여권은 실제로 정몽준·박근혜의원 중심의 신당창당이나 김덕룡·이부영·김근태의원이 결성한 화해전진포럼의 신당화 등으로 신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신당이 뜨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의원, 이수성 전 총리나 김혁규 지사 등은 유력한 파트너로 언급되고 있다.
김윤환 대표는 지난주 ‘이윈컴’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독자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면 올 연말쯤 3김 및 3당연합후보 논의가 구체화할 것”이라면서 “내년 5월까지 이러한 방향에서 후보문제를 논의한다면 세대교체의 참신한 인물을 선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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