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1일 선거공영제 확대 문제에 대해 “선관위에서도 의견을 낸 바 있으므로 정부도 같이 협력하고 여야 정당과도 협의해 국민의 합의를 만들라”며 “돈 안드는 선거를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행정자치부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마침 정치자금이 대단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선거공영제는 금권선거를 막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지시했다고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선거는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며 따라서 어느 정도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행정자치부 장관은 협의한 결과를 나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의 이런 지시로 정치권의 `선거 완전공영제' 논의가 급류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언급은 선관위와 정치권의 선거공영제 확대 논의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라는 뜻”이라며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이번 대선에서부터 선거 완전공영제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지담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지난 8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국민적 합의와 정치권의 동의가 이뤄진다면 올해 대통령선거부터 선거 완전공영제 실시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5대 대선에서 선관위는 정당보조금을 포함해 국고로 1000억원 정도를 선거공영 비용으로 지출했으며, 완전 공영제가 실시되면 국고지원 액수가 두 배 정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선전벽보·소형인쇄물 등의 제작비용과 방송연설 비용 등을 국고에서 전액 또는 일부 지원하고 있으나, 선거사무소 설치·유지 비용과 전화 이용 선거운동 비용 등은 후보자가 부담해야 한다. 박찬수 기자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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