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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26, 20:45:35 에 ilovsky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기타] 정치 개혁 수단인 '자유투표'로 국가보안법' 개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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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민주신문]
정치 개혁 수단인 '자유투표'로 국가보안법' 개정하자!
민주신문 [129회]
남북·지역·여야의 ‘화해’, 정치개혁을 위한 ‘전진’을 목적으로 지난 5월 17일 결성된 <화해와 전진> 포럼이 명칭에 걸맞는 논의의 자리를 가졌다.
21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 19층 카페테리아 ‘광장’에서 열린 제3차 포럼의 주제는 다름아닌 <통일작업과 개혁작업>이었다. 때마침 6·15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직후인데다, 이미 지난 18일 상임운영위에서 자유투표 적극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터라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포럼엔 국회 상임위 활동으로 많은 의원들이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김근태 김덕룡 김원기 이부영 정대철 김덕규 의원을 비롯 김상현 박계동 유인태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 뜨거운 열의를 보여줬다.
이모임 의장을 맡고 있는 함세웅 신부와 양건 교수,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 시인 신경림씨, 이영자 교수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통일’과 ‘개혁’을 주제로 뜨겁게 진행된 <화해와 전진> 3차 포럼의 목소리를 전한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열린 이 날 포럼의 주제발표는 서울대 백낙청 교수가 맡았다.
그는 “6·15로 상징되는 정부의 대북정책추진을 깎아 내리는 것은 그야말로 수구세력의 논리에 불과하다”고 단정한 뒤 “그러나 현정부의 내정 실적이 남북관계와 외교 면에서의 성과에 못 미친다는 지적은 정부 스스로도 인정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가 주제발표에서 제시한 명제는 3가지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북 어느 일방에서의 통일 및 개혁작업은 ‘분단체제’의 현실과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다 ▲남북관계의 진전에 반대하는 집단은 단순한 ‘냉전세력’이 아니며 분단 상황을 이용,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다양한 이념을 복합적으로 동원하는 세력이다 ▲통일작업과 개혁작업 모두 분단체제의 극복작업이라는 성격을 띔으로써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또한 6·15공동선언은 남북한의 이해관계를 감안한 ‘중도주의적’ 문헌이며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최고의 진보성과 개혁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백교수의 지적이었다.
그는 이어 “중도주의를 견지해가며 통일작업과 개혁작업을 겸해야 우리 사회의 화해와 전진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며 “통일지상주의가 아닌 통일작업이 분단체제보다 나은 체제를 한반도에 건설하겠다는 것이라면, 개혁작업 역시 남북 각각의 생활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나선 여야 및 정부, 학계 참석자들은 백교수의 주제 발표 내용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몇 가지 문제제기와 보완할 점들을 지적했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백교수의 분단체제 시각이 자칫 ‘분단환원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남북관계와 개혁이 일치하지 않는 몇 가지 사례들도 제시했다.
그는 남북 관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낸 현대가 재벌 개혁에선 저해 세력이 되고 있다거나, 대북 정책에 협조적이었던 민주노총이 정부와 갈등 양상을 빚고 있는 것 등은 좀 더 해명되어야 할 과제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결국, 현재처럼 신자유주의적인 노동정책을 펴면서 이와 상반되는 대북 경제 지원을 펴 나간다면 노동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군사비 감축을 통한 사회 복지의 충실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대표로 나온 이봉조 통일부 정책실장은 북한이 ‘적’인 동시에 ‘동반자’라는 점, 통일 문제가 ‘민족’ 문제이면서 ‘국제적’ 문제라는 두 가지 복합적 이중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향해야 할 통일국가의 미래상으로 ①시장경제 바탕 ②생산적 복지 지향 ③민주주의 구현 ④개인의 인권과 자유 보장 ⑤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위치 확보 등을 제안했다.
여당 측 토론자로 나선 정대철 최고위원은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의 자세를 ‘끈덕지게, 화내지 말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라는 말로 정리했다. 이어 그는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비난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편 뒤 “여당은 대북사업 관계에서 발생하는 졸속남발, 한건주의 등을 조절하고 야당 역시 대국적 견지에서 대안이 있는 건설적 비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측 토론자는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였다. 이 부총재는 일단 “남북정상 공동선언을 역대 정권에서 쌓아온 남북 교류와 협력 관계를 획기적으로 계승·발전시킨 의미있는 선언이었다”고 높게 평가한 뒤 “그러나, 남북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존재하는 한 상황에 쉽게 영향을 받는 취약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의 총재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의 부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김대통령의 답방 요구를 보는 시각도 당론과는 일정부분 차이를 보였다. 이 부총재는 “한두차례도 아닌 계속되는 답방 요구가 바람직 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 답방이 남북 관계 진전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비난하는 것도 무리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과 문제를 이야기하기보단 그가 가져올 선물보따리가 무엇이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준비해야 할 선물로 이 부총재가 언급한 것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군비 축소 또는 통제 ▲휴전선 지뢰 제거 작업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경의선·경원선 등의 철도 복원과 도로 연결 ▲노동당 규약 개정 등이었다.
또, 이 부총재는 백교수의 중도주의를 언급한 뒤 “국가보안법 개정은 한반도 평화를 선도하고, 체제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표현하는 것이다”며 “‘정치개혁’을 실현하는 차원에서라도 자유투표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상현 전의원은 “개혁 작업 없이는 통일은 있을 수 없다”며 정치·경제·사회·노동 문제를 비롯한 생활속의 민주화를 강조한 뒤 “갈등과 대립을 부정적으로만 보지말고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한 발전의 단초로 삼아야 할 것”을 조언했다.
민주다 김원기 최고위원은 남북관계를 ‘장기이식론’에 비유했다. 그는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면서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다방면 접근 시도와 함께 지금 북에 주는 것도 앞으로의 ‘통일 비용’을 줄이는 차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중도주의가 집결시키는 힘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며 ‘대안 통합주의’를 제기했다. 이 외에도 이날 토론시간엔 북한의 경제 발전과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논의도 언급됐다.
사회를 맡았던 조준희 변호사는 “미약하나마 오늘의 토론 자리를 통해 공통 인식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자평한 뒤 “분단체제는 과거 수십년간 만들어져 온 만큼 개혁과 통일 작업은 연계성을 가져야 한다”고 자리를 정리했다.
이 모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치개혁·재벌개혁·남북관계에 관한 3차에 걸친 포럼을 가졌다. 향후 활동은 토론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물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개정안 자유 투표와 관련,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는 독자적인 발의안을 내는 등 활동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포럼의 국가보안법 개정안 논의는 국회내 ‘정치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정개모)의 개정안을 바탕으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원내외의 ‘개혁세력’이 첫 연대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화해와 전진>에 참여하고 있는 37명의 의원 중 20명이 ‘정개모’ 소속이다.
한편, <화해와 전진> 포럼은 오는 7월 2일부터 3일까지 1박 2일간 남한강 수련원에서 수련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자리엔 김수환 추기경, 강원룡 목사, 박형규 목사, 이돈명 변호사 등 민주화 운동 역사에 굵직굵직한 족적을 남겼던 인사들이 참석해 강연을 가질 계획이다.
김승현 기자<okkdoll@imi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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