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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4-05, 00:39:50 에 sejune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청와대] “좌파정권과 상생의 정치 해왔나”... 야당공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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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겨레신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현 정권을 `좌파적 정권'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전윤철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전 실장은 이날 이 전 총재의 주장에 대해 “구시대적 유물”, “치졸한 이념논쟁” 등의 격한 용어를 써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 실장은 먼저 이 전 총재가 “지금 급진세력이 좌파적인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총론적인 반격을 가했다. 전 실장은 “이 전 총재가 그동안 경우에 따라서는 여야간 합의를 한다든지, 때로는 영수회담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강조해왔다”며 “그렇다면 이 전 총재는 그동안 좌파적 정권과 상생의 정치를 해왔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쪽은 또 한나라당이 “(구조조정은) 시장 원리를 무시한 계획경제적 발상” “(금융정책은) 규제 일변도의 좌파정책”이라며 좌파적 정권의 근거로 제시한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박했다. 전 실장은 “현 정부 들어 강력하게 추진한 것이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 기업·금융·공공·노사 등 4대 부문 개혁추진이었다”며 “이 가운데 기업과 금융개혁은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해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능력 없는 기업, 효율이 떨어지는 기업은 퇴출돼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됐다”며 “이런 차원에서 30대 재벌그룹 가운데 16개가 무너지거나 주인이 바뀌었고, 금융기관 3000여개 가운데 530개가 문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의약분업과 국민건강보험재정통합을 좌파적 정책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청와대의 반박이 이어졌다. `잘 사는 사람의 것을 빼앗아 못 사는 사람들을 돕는 식의 지나친 평등주의에 빠져 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한 반론인 것이다.
전 실장은 “최근의 경제학은 후생경제학에서 이른바 `나눔의 경제학'으로 학문적인 입지가 바뀌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들은 현대국가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로 분배기능을 강화해 왔고, 이것이 사회복지제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정부 정책이 좌파적이라고 비난하는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집권하면 앞으로 사회복지비용은 안 쓰겠다는 얘기냐”고 반문하며, “헐벗고, 어렵고, 소외되고, 자본주의 사회의 그늘에 있는 국민들을 도외시하겠다는 얘기인지 답변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또 “대북 퍼주기 때문에 북한의 내부적 붕괴 가능성을 연기시켰다”며 대북지원을 좌파적 정책이라고 몰아세웠다. 하지만 전 실장은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며 “과거 서독 정부가 동독에 엄청난 지원을 했는데, 그렇다면 서독이 좌파정권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청와대쪽은 한나라당이 사회주의 발상이라고 공격한 교육평준화 정책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계속 시행되어온 것으로 한나라당 논리대로라면 모든 정권이 좌파”라고 일축했다.
이날 전 실장의 공개적인 이 전 총재 공격은 김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 사퇴와 정치불개입을 선언한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전 실장은 “그동안 정부정책과 관련해 전체적인, 종합적인 기능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정부 추진 과거 정책이 과연 이런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인가 반성해보고 수석들끼리 상의해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총재에 대한 정면 반박에 대해 김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분명히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비서실장 입장에서 설명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사전 보고가 됐음을 밝혔다.
김용성 기자yskim@hani.co.kr
학계 “DJ정책 우파에 가깝다”
김대중 정권의 성격에 대한 학계의 평가는 다양하다. 중도좌파라는 평가에서부터 신자유주의 정권이라는 평까지 넓게 퍼져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김대중 정권의 정책기조를 고전적 의미에서나 현실적 의미에서나 `좌파적'이라고 보는 건 무리라는 게 학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체로 `좌파 정권'은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들을 많이 실행하고, `우파 정권'은 `시장경제원칙에 충실한 정책'들을 많이 집행한다는 게 정치학계의 일반적 분류다.
또 정책이념이 평등을 중시하면 `좌'에 가깝고, 자유를 중시하면 `우'에 가까운 것으로 분류한다. 한나라당이 김대중 정권의 정책성향을 `좌파적'이라고 보는 핵심근거 중 하나가 이 부분이다. 평등논리를 중시한 고교평준화나 건강보험 재정통합, 사회복지의 확대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런 평가는 일면 타당성도 있으나 진보적 학자들은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김대중 정권은 오히려 `우파'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김 대통령이 주장하는 `생산적 복지'란 개념은 엄격히 말해 생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으로 일종의 신자유주의 개념”이라며 “이는 누구에게나 복지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좌파의 `보편적 복지' 개념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정권은 노동시장 유연화와 경제구조조정 정책에서 보듯, 시장경제 원리를 전 사회분야에 확산시키고 경쟁과 효율성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김대중 정권 정책 중 굳이 `좌파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대북정책 뿐”이라며 “그 외의 정책에선 좌와 우가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사회의 현실에 비춰보면 대북정책도 `좌파적'이라고 하기보다는 `진보적'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정치학)는 지난 2월 <중앙일보>가 주요 정책별로 여야 정당과 국민의 이념성향을 비교한 자료를 예로 들며 “김대중 정권을 `좌파적'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조사에 참여했던 김 교수는 “고교평준화와 복지 문제 등 주요 경제·사회정책에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보다 훨씬 더 평등의식을 갖고 있었다”며 “국민이 정부여당보다 훨씬 `좌파'거나, 여야 모두 국민 인식에 비해 너무 보수적인 셈”이라고 말했다.
박찬수 기자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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