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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9-15, 08:43:34 에 ilovsky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자민련] 배를 버린 JP 活路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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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ewsweek]
배를 버린 JP 活路 찾을 수 있을까
Newsweek 497호 [정치] 2001. 9. 19.
지난 40년간 부동의 2인자로서 험한 정치판을 헤쳐나온 JP가
DJ와 결별이라는 수를 던졌다.그 手를 놓고 說들이 무성하지만
그가 다시 권력의 중심으로 가는 길은 쉬워보이지 않는다.
/이 병 종 서울 특파원
한국에서 ‘킹’ 노릇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건국 후 역대 대통령 중에서 한명은 암살당했고, 한명은 망명길에 올랐으며, 두명은 감옥에 갔고 또 한명은 불명예를 겪었다. 그러나 ‘킹’을 만드는 일은 전혀 이야기가 다르다. 이를 통해 권력을 계속 누릴 수 있다. 이 점을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JP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75세의 金명예총재는 지난 40년간 2인자로서, 또 킹 메이커의 역할을 하면서 험한 정치판에서 생존해 왔고, 권력의 핵심에 남아 있었다.
박정희(朴正熙)·김영삼(金泳三), 그리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모두가 그 덕분에 권좌에 올랐다. 대신 JP는 이들 밑에서 부동의 2인자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지난주 대통령 선거를 15개월 정도 남겨 놓고 JP는 김대중 대통령을 저버렸다. 對북한 정책과 협상을 주도하는 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투표에서 JP는 야당 편을 들었다.
이로 인해 金대통령과 JP의 4년간 공조는 하루 아침에 깨졌고 정계는 내각 사퇴, 그리고 당·정 개편이라는 혼란으로 빠져 들어갔다. 더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金대통령의 대북 친화정책인 ‘햇볕정책’이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점이다.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취해진 JP의 행보는 결국 권력의 축이 金대통령으로부터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JP는 아직 자신의 다음 정치 행보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분석가들은 JP가 2백73명 정원(현재 2백71명)의 국회에서 15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련을 이끌고 보수 야당인 한나라당과 제휴 관계를 맺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념적으로 이해할 만한 조치다. 양당 모두 보수를 지향하며 대북 관계에서 좀더 신중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제 개혁 등에서도 속도를 늦추기를 원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 결과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가 현재까지는 내년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주大 정치학과 김영래(金永來) 교수는 “JP가 金대통령과의 공조를 파기한 것은 현재 자신의 정치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JP가 李총재의 한나라당과 연합한다면 정치 생명을 더욱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P와의 결별로 金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게다가 JP가 현재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다면 金대통령은 임기말까지 거의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개혁 관련 입법들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기업 구조조정 등 제반 경제문제의 해결에서도 야권의 엄청난 반대가 예상된다.
또 햇볕정책에 대한 야당의 공격과 질타에서 JP는 선봉에 설 것이 분명하다. 지난주 남북한은 6개월간의 공백 끝에 장관급 회담을 이달 중 열기로 전격적으로 합의했지만 金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에는 역부족이고 때늦은 감이 있다. 게다가 金대통령은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로 사주를 구속했고, 이로 인해 영향력 있는 다수 언론사와 적대관계에 놓여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맞물려 하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경제가 빠른 시일안에 회복될 가능성도 매우 낮다. 서울에 소재한 인더스트리얼 리서치 & 컨설팅社의 헨리 모리스 이사는 “金대통령이 임기 전에 현재의 난국에서 벗어나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렇듯 대통령을 만들기도 하고 또 곤경에 몰아넣기도 하는 JP의 수완은 정치 생활 40년의 소득이다. JP는 1961년 선배 장교인 박정희 소장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를 도우면서 한국 정계에 첫 발을 내디딘다. JP는 朴대통령이 필요로 했던 군대 내부 정보와 영관급 장교들의 지지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혁명이 끝나자 朴대통령의 오른팔 지위에 오른다.
朴대통령의 민주공화당 창당을 돕고 그 자신이 중앙정보부를 창설하여 초대 부장이 된 뒤 朴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에까지 오르지만 권위적 지도자인 朴대통령에게 도전하다가 권력에서 잠시 멀어지게 된다. 유신 후 다시 권력의 2인자 위치에 복귀하지만 朴대통령이 1979년 김재규(金載圭)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암살된 뒤 권력을 잡은 신군부에 의해 부정축재자로 몰려 다시 정계를 떠나게 된다.
1987년 거세게 불어닥친 민주화의 바람에 힘입어 JP는 대선에 출마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그는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2년 후 선거에서 과거 반체제 인사였던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일조한다.
집권당의 대표로서 JP는 김영삼 대통령이 단행했던 부패 척결을 도와 과거 자신의 동지였던 수구 세력의 사정 작업에도 참여한다. 그러나 3년 후 ‘역사 바로잡기’라는 명분을 내건 김영삼 대통령은 과거 유신독재 시절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던 JP를 당에서 몰아낸다.
현재의 김대중 대통령이 JP의 공조 파트너였다는 점은 너무도 놀라운 일이다. 역시 반체제 인사 출신인 金대통령은 경제나 대북 문제에서 JP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JP의 보수적인 성향은 金대통령의 급진적인 이미지를 완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JP는 1997년 대선에서 자신의 지지기반인 충청도 표를 몰아줘 金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JP는 金대통령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가 됐으며 자민련 인사들도 내각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략적 동거는 애초부터 문제가 많았다. 金대통령 진영의 인사들은 공동 정부에 속한 자민련 때문에 정부가 대북 문제 등에서 좀더 자유롭게 적극적인 정책을 펴지 못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金대통령의 동지는 오랫동안 노조나 서민층이었던 데 반해 JP의 동지는 보수진영과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JP가 다시 권력 중심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나 이회창 총재가 JP와 자민련을 협력 상대로 받아 줄지 불분명하다. 사실 한나라당은 1998년 JP의 국무총리 임명을 몇달에 걸쳐 반대한 바 있다. 그 이유는 JP의 이미지가 상당수 국민들 사이에 부정적이기 때문이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련의 지지도는 불과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가 최근까지 金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옹호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 때문에 보수주의자들도 그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 젊은 유권자들에게 JP는 지역주의와 금권정치로 얼룩진 구시대적 정치행태의 표본으로 여겨진다. “JP가 지난 40년간 추구해온 것은 그의 신념이나 이상이 아니라 단지 권력이었다”고 성공회大 이남주(李南周) 교수는 말했다. JP의 앞길도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처럼 꽉 막혀 있는 막다른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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