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장관의 발탁은 여권 내에서 예상됐던 일이다.
최 장관은 99년 말 외교부 차관 인사 때 당시 홍순영(洪淳瑛) 장관이 자신의 고교(충주고) 후배인 반기문(潘基文) 당시 오스트리아 주재대사를고집하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던 전력이 있다.
당시 여권실세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최성홍 차관’ 카드가관철되지 않은 데 대해 외교부 주변에서는 ‘인사파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사건은 이례적이었다. 그런 만큼 여권핵심부는 최 장관에 대해언젠가는 복권시켜줘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됐다는 것이 당시 상황을 잘아는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홍 장관은 러시아 정부의 탈북주민 강제송환을 둘러싼 정부 대응이 비판을 받게 되자 차관 인사가 있은 지 불과 1개월 뒤 경질됐다. 반면 최 장관은 파동 직후 영국대사로 부임했으나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그 전까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특별한 정치적 인연이 없었으나 영국 대사 재임 때부터 김 대통령과 외교현안에 대해 개인적 논의를 주고받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것이 한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김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인근의 안좌도 출신으로 동교동계 등 현 정부의 호남 핵심인맥과 두루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 정권 출범 전까지는 외교부의 주류에서 줄곧 밀려나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장관 기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항경(金恒經) 차관의 기용배경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해석이 많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그가 83년 뉴욕 부총영사 재임 중 당시 뉴욕한인회장이던 박지원(朴智元) 현 대통령정책특보와 친분을 갖게 된 인연 때문에 현 정권 들어 “언젠가 요직에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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