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인천대회에서 이회창 후보가 80%에 육박하는 표를 얻은 것을 두고 14일 다른 후보 진영에서 “북한 노동당 선거같다”는 극단적인 비난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한나라당 경선이 초반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 부정경선 시비=최병렬 후보쪽은 이날 논평을 내어 “특정후보쪽 인사들이 인천시지부장과 비밀회동을 했고 각 지구당에 `초반에 끝내버리기 위해선 70% 이상 나와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후보도 이날 간담회에서 “한 대의원이 두 차례 투표한 행위가 발각됐고, 당직자들로 구성된 `투표 도우미'들이 투표소에 같이 들어가 투표를 돕는 등 공개투표마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국민선거인단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편의제공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임대버스를 제공했다”거나 “버스 안에서 특정후보 지지교육이 실시됐다”는 것이다. 부정 사례가 인천에 그치지 않고 다음 경선지역인 울산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들 후보의 주장이다.
최 후보쪽은 “우리를 돕는 지구당의 간부가 `앞으로 공천을 받으려면 찍히지 않아야 한다'며 해외로 피하는 등 협박적인 줄세우기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후보도 “울산 동구에서 21명 등 이회창 후보 직계의 당원이 국민선거인단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이회창 후보의 80% 득표율을 두고 최병렬 후보쪽은 “당을 국민의 경멸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부영 후보도 “국민들이 선거인단 구성을 보고 한나라당을 `경로당'으로 부르는 사태를 시정하지 않고는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회창 후보쪽도 인천경선 결과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이 후보쪽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놀랐다.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 진영에서는 부정경선 시비를 막기 위해 당분간 득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왔다고 한다.
최병렬 후보쪽은 “15일 <에스비에스> 합동토론부터는 인간적 정리를 떠나 모든 질문을 하겠다”고 별렀다. 이부영 후보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계속 경선을 치러낼 수 있겠느냐”며 이회창 후보쪽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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