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하겠다.
노무현이 정말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조중동 기사의 논조 정도의 피상적인 측면"이 아니라 "조중동의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그가 "조중동이라는 신문과 기자들, 그리고 조중동의 독자들에 대해 감정적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식의 오래를 불러일으키는 노무현의 설명 방식은 수정되어야 한다.
그가 수정해야 할 표현 방식의 한 예로 이번 경북 연설의 말미에 조선일보를 부인과 관련지어서 발언한 내용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것이 장인까지 걸고 넘어지는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는 색깔론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의도된 것이기는 했지만, 어째든 그 이야기 속에 포함된 조선일보에 대한 언급은 다음과 같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즉, (1) 그 말이 무게나 깊이나 정교성으로 볼 때 사석에서나 할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였고, 또 (2) 노무현을 지지하는 조중동의 기자들이나 독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3) 차기 대통령의 지위에 가장 접근해 있는 국가 지도자의 발언으로서는 매우 완성도가 떨어지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하는 한국 언론 개혁의 방향이 "편집권의 독립," "경영의 투명성," "공정한 영업 방식의 확립"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언론관이 일반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은 것은, 그가 상대방으로부터 조작과 거짓에 근거한 말도 안 되는 공격을 당하다 보니까 방어가 급급한 나머지 자신의 언론관을 성실하게 설명하고 알릴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한데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밀리지 말고, 중심을 잡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언론관을 알릴 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충고를 노무현과 그의 캠프에 보낸다.
(1) 노무현은 조중동이라는 신문 자체나, 조중동의 신문기자, 또는 조중동의 독자들에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편집권의 독립," "경영의 투명성," "공정한 영업 방식의 확립"을 저해하는 기존의 시스템에 대해 적대적인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2) 오히려 노무현은 조중동이라는 신문 자체, 조중동의 신문기자, 그리고 조중동의 독자들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나아가야 그의 언론관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결국 그런 애정 때문에 조중동을 개혁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노력해 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와의 관계도 그런 관점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즉, 수많은 고충과 오해가 뒤따를 것을 알면서도, 누구보다도 강한 언론 개혁에 대한 열정과 언론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위험을 불사할 수 있었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3) 언론사 지분 제한 주장, 세무 사찰을 통한 세금의 추징, 사주 구속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조금 더 성실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노무현씨가 이 문제를 논함에 있어서도, 조중동의 기자들과 그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호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금 국민의 수준은 그의 성실한 설명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믿는다.
(4) 결국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상대방의 흑색선전식 공격을 피해 다니거나 반박하는 수준을 당장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편집권의 독립," "투명한 경영," "공정한 상거래"가 왜 한국 신문의 개혁 목표가 되어야 하는지를 성실하게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에게 더 좋은 신문을 만들자는 자신의 제안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선진국 신문을 만들자고 호소해야 한다.
이 글이 더 많은 국민들에게 노무현씨의 진가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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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정책제안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