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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4-24, 15:09:46 에 공명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정치] 고시제도 폐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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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우리의 고시제도는 고려 광종때부터 시행된 과거제도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그 역사가 천년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의 고시제도는 행정의 전문화에 장애가 되고 있고, 공무원 조직내의 실질적인 신분제로 작용하는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고시제도를 개편하자는 주장은 노짱의 개선과제에도 들어 있으며, 얼마전 발표된 전경련의 보고에서도 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현행 고시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대책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현행 고시제도의 개관
2.1. 고시란?
통상 우리가 고시라고 하면 실질적으로 사법연수원 입학시험인 사법시험과 5급 공무원 임용고시인 외무, 행정,기술고시를 말한다. 최근 들어 국회사무관을 뽑기위한 입법고시도 고시라고 한다. 기타 의사고시, 교사 임용고시 등 "고시"라는 이름의 치열한 국가시험이 있기는 하나 통상 우리가 고시라고 할때는 시험을 통하여 순간적인 신분상승을 이룰 수 있는 시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고시(종래의 과거시험)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사법시험 합격정원의 증가로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면 공무원인 판사, 검사로 임용되는 경우보다는 변호사로 임용되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으므로 여기서는 사법시험도 고시에서 제외하여 얘기를 진행할까 한다.
2.2. 고시의 순기능과 역기능
고시는 국가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절차가 공정하며(객관성), 응시에 거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국민이라면 거의 누구나 도전할 수 있으며(평등성), 중견간부에 새로운 피를 수혈 할 수 있다(우수 인력의 조기확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첫째, 다원화된 사회에서 일부 시험과목의 암기로는 우수인력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 실제 고시과목은 다소 개선했다고 하여도 암기과목이 대부분이다. 모든 시험과목을 모두 암기하지 못하면 합격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암기능력이 과거와 같은 농경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었지만 현재의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그 타당성이 의문이다.
둘째, 대학교육의 파행을 불러오고 있다. 생산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고급 룸펜이 고시만 합격하면 마담 뚜의 명부에 오르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고시촌에 몰려가고, 대학 교육은 별 의미가 없다. 수업에는 전혀 참가하지 않아도 고시에만 합격하면 각 대학은 경사났다고 환영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에서 교양을 함양하여 원만한 인재의 양성보다는 투기성 고시공부가 상당히 성행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셋째, 공무원 조직내부에서 신분제로 작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조직내에서 고시출신은 진골이고 설대 법상대를 나오면 성골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입직당시의 골품제는 퇴직 때까지 계속 유지된다. 따라서 성골과 진골이 아닌 기타 모든 공돌이들은 가슴에 한을 쓸어 담고 살아야 한다.
넷째, 공무원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시 몇회라는 영광스러운 훈장이 가슴에 달리면 동기와 함께 계속 승진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공연히 일 벌이다가 감사에 지적 당하는 것보다는 가만히 있으면서 고시동지회에 열심히 참여하다 보면 동기들중 선두그룹은 아니더라도 승진은 저절로 굴러온다. 또 이렇게 동기들과 함께 승진시키기 위하여 기술직 간부 자리를 하나, 둘씩 점령하게 된다. (산자부의 경우 기술직간부가 거의 멸종된 것을 보라)
다섯째, 고시제도는 수요자인 각 부처의 입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현대는 수요자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에 공급도 수요자의 구미에 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행의 고시제도는 행자부에서 인재라는 제품을 일괄 생산(선발)하여 수요자인 각부처에 일괄공급(1년에 1번)하는 체제이다. 부처배정의 편의를 위하여 고시성적, 연수성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각부처에서는 인원이 부족해도 1년을 기다려야 하고, 인재들이 자기 부처의 업무를 잘 아는 것도 아니니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3. 고시제도의 개편방안
3.1. 개선 저항세력의 파악
최근 중앙인사위원회에서는 고시제도개편방안에 대해 용역을 의뢰하는 등 개선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고는 개선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고시제도를 유지함으로써 헤택을 입는 많은 기존 세력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고시제도가 폐지될 경우 고시제도를 담당하는 국,과가 떨어져 나갈 것이고, 차관급이 장으로 있는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없어질 수 있다(그 밑의 국,과장 수는?) 기존 고시에 합격한 사람은 대가 끊겨 훌륭한 후배를 통한 휴먼 네트워킹이 흔들릴 우려가 높다. 소위 고시산업과 연관된 대학교수, 출판사, 학원, 고시촌 등 고시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 많은 이해관계자를 열거하기는 쉽지 않다.
3.2. 개선방안
개선방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이제는 인재의 선발을 수요자인 각 부처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각 부처에서 필요한 인력을 스스로 알아서 선발할 수 있는 제도하 에서는 다양한 선발방법이 활용될 수 있다.
둘째, 인재의 선발권이 각 부처로 왔으면, 각 부처의 총무과는 이 권한을 수요자인 소속기관에게 위임하여야 한다. 총무과에서 뽑아 소속기관에 나누어 주는 것은 행정자치부와 각 부처의 관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직접 사람을 쓸 부서의 장이 자신이 쓸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선발과정이 못미더우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지침을 내려주면 되고,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부서의 장이 지면 된다. 이렇게 되어야 복지부에서는 의사를 뽑을 수 있으며, 해양수산부에서는 선장출신을, 교육부에서는 교사출신을 얼마든지 뽑을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우리나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는 먼저 공무원 조직의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우리와 같이 무지막지하게 공무원을 뽑아 배정하는 선진국은 없다. 선진국은 어떻게 공무원을 뽑아쓰는지 행정에 대해 약간의 지식을 가진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기존의 단맛에 취해있다 보면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은 요원할 뿐이다. 노짱님의 대통령 취임후 이 분야에 대한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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