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민주당 노 무 현 대통령 후보님!
전 개인적으로 노무현 의원님을 잘 알지 못합니다. 청문회스타 그 이상도 이하도……. 최근에서야, 노 의원님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을 좀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었던 것처럼, 노무현 의원님께서 후보에 당선되실 것은 당초에 예상치 못했던, 그만큼 잘 몰랐던 분 가운데 한분이시기도 합니다. 솔직히, 노무현 의원님을 지지하는 이유는 노무현 의원님을 잘 알기 때문이 아니라,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통해 미래 이 땅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일본이 이렇게 어려운 이유는 노무현 의원님께서도 잘 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바로, 변화를 하지 못하는 체제에 있으며, 그 근본에는 정치체제의 고정성 때문입니다. 일본정치의 중심에는 언제나 자민당이라는 세력이 있었고, 그들은 군국주의 시절부터 그 뿌리가 깊은 세력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정치체제는 오늘날 일본을 어렵게 만든, 어쩌면 일본을 실패한 선진국의 대표모델로 만들지도 모를 위험한 것이기도 합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이 땅에서도 일본과 같은 모습을 걸어가지 않나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원인이야 그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그러한 불행을 겪지 않는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어쩌면 이 땅의 축복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다시 일본의 불행한 모습을 따를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 땅의 미래가 참으로 안타깝고 불운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때, 노무현 의원님께서 나타나셨고, 적어도 제게는 이 땅과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한 희망이 되고 계십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노무현 의원님을 잘 모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러할 것입니다. 그 동안 정치의 중심보다는 약간의 바깥에 서 계셨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의원님께서 집권을 하시어 정권을 꾸려 나가신다고 해도, 현재의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라 기대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법률전문가 이시기에 이회창식 편법논리와 김대중 대통령 주변의 모습이 합쳐진, 지금보다 더 최악의 모습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저는 노무현 의원님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나무에 비유하면 새로운 뿌리라는 희망일 것이며, 새싹을 바라보는 희망일 것입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 주변의 각종 스캔들보다 그 이전 정권들 아래에서의 스캔들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그 이전 정권들(대부분이 김영삼 정부 이전이겠지만)에 대한 국민들의 투쟁의 역사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대중 정부의 역할은 그 기존의 깊었던 뿌리를 흔들어 놓는 것으로도 충분한 역사적 가치를 주장하고 믿고 있으며, 노무현 후보님께서 그 뿌리를 고사시킬 수 있다고 믿기에 희망을 가지는 것입니다.
설사, 노무현 후보님께서 집권하시고 노무현 후보님의 주변이 지금과 같다고 하여도 그 뿌리가 깊지 못할 것이기에 노무현 후보님께서 집권하신 이후에는 정말로 새로운 틀이 만들어 질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노무현 의원님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노무현 의원님!
죽어야 사는 것도 있습니다. 많은 동물들 가운데 인간은 가장 힘없고, 무력한 존재이지만 동물들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후손을 생각하여 내가 희생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뉴턴의 말처럼, 내일당장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동물이 인간입니다.
노무현 의원님께서 주창하시는 신민주대연합은 그야말로 잘못된 역사를 제대로 바로잡고 잘못된 우리의 틀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아주 이상적이면서도 꿈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노 의원님께서는 지금 잘못된 선택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노 의원님께서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는 속담을 인용하지 않아도 민주당을 중심에 놓고 신민주대연합을 하시겠다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상도동에 대하여, 김대중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동교동에 투항하라는 뜻일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이에 상도동이 응해와 연합이 이루어져도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단지, 서로의 이익에 따라 이합 집산한 결과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당장 그 근거가 노 후보님께서 김영삼대통령을 찾아가자 반발하는 국민들의 원성으로 나타나지 않습니까?
노 의원님! 과감히 민주당을 깨뜨려버리십시오.
그리고 민주당보다 더 진보된, 더 발전된 선진정치 체제를 만드십시오. 민주당의 국민경선이 불어온 바람을 더 크게 일으킬, 희망찬 미래를 위한 큰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는 절대 김대중 대통령과 차별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 없습니다. 이미 호남은 지역감정의 고리를 끊고 있습니다. 영남에서 지역감정을 끊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깨뜨리고 더 발전된, 더 진보된 선진 정치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선거 때마다 바뀌는 우리의 정당사를 마무리 지을, 역사의 큰 획을 그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큰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것들의 핵심은 신민주대연합입니다.
노 의원님 우리민족의 불행했던 지난 천년의 역사를 마무리 지어주십시오. 우리 민족을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다시 이끌어 주십시오. 다시 말씀드리지만, 죽어야 사는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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