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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5-22, 04:45:26 에 박창수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경제] 님비 지역갈등의 해소책, 지대조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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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님비와 핌피의 해소책
고려대 부근의 어느 지역에서 실제 일어난 일입니다. 그 지역에 있는 어느 교회에서 노숙자들을 위해서 쉼터를 지으려고 했는데, 그 지역 주민들이 강경하게 반대해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노숙자 쉼터와 같이 소외되고 고통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그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땅값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전에 청량리의 어느 교회가 행려자들을 위한 식당과 시설을 건설하고자 할 때 그 지역 주민들도 동일한 이유로 반대했었습니다.
아마 그 지역 주민들도 노숙자와 행려자들에 대해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는 동정심을 가지고 있을 텐데, 그것이 자기에게 손해를 주는 것이 될 때는 동정심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사악한 이기심만 남게되는 것 같습니다.
님비(Not In My Back Yard : 내 집 뒷마당에는 절대 안돼)는 전체 사회적으로 필요한 혐오시설, 예컨대 쓰레기 소각장이나 교도소 등이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땅값이 떨어지고 교육에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현상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경제적 해결책은, 혐오 시설 유치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인데, 지대조세제는 자연스럽게 보상을 해주는 대안이 됩니다. 왜냐하면 혐오 시설 입지에 따라 지대가 하락하게 되기 때문에, 떨어지는 지대만큼 이전보다 적은 세금을 내게 되기 때문이지요. 지대는 그 지역사회의 공동체가 만들어 내는 혜택(benefit: 혐오 시설 입지의 경우 마이너스 benefit)의 증감을 반영하여 지대 역시 증감합니다.
반대로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 : 내집 안마당에 꼭!)는 자기 지역에 선호 시설, 예컨대 종합병원이나 관공서 등을 유치하고자 하는 현상으로서, 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땅값이 오르기 때문인데, 지역간에 서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 지역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핌피 문제에 대한 경제적 대안 역시 지대조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선호 시설의 유치로 말미암아 지대는 상승하게 되는데, 지대조세제의 실시로 오르는 지대를 모두 세금으로 거두기 때문이지요. 즉 지대조세제 하에서는 선호 시설 유치로 지대상승의 이익을 향유할 수 없기 때문에 지대상승을 노린 유치 경쟁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2. 서울의 강남과 강북간 지역격차 해소책
이번 서울시장 후보 대부분이 강남과 강북의 지역차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놓고 나름대로 고심하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강남과 강북의 지역차별을 극복하는 좋은 경제적 대안도 지대조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남의 지대가 강북의 지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압니다. 지대조세제가 실시되면 강남에서 많은 지대를 징수하게 되고, 강북에서 작은 지대를 징수하게 되는데, 이렇게 거두어진 지대로 강남과 강북의 지역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강북지역에 사회간접자본과 투자를 더 많이 하면, 강남과 강북의 지역격차가 상당정도 해소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렇게 하려면 지방세법 등 관련법령을 약간 손봐야 하는데, 그건 쉬운 일입니다. 요컨대 지대조세제는 강남과 강북의 지역차별을 해소하는 데 강력한 대안인 것입니다.
3. 지역감정의 기원과 지대 문제
우리나라 정치개혁의 당면과제 중 하나인 지역감정 문제가 사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대부분의 사회과학자들의 견해를 더 깊숙히 들어가 파헤쳐 볼 때 지대조세제가 진작 실시되었더라면 지역감정 문제를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국가정책적으로 수출입국을 위해 유리한 지역으로 서울경기와 영남을 선택하고 호남을 소외시킨 것에 대해, 국가 정책적 선택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그럴 수 있다고 수긍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 경기와 영남에 대한 집중 투자와 그 발전으로 인해 상승한 지대를 이들 서울 경기와 영남이 계속 누리기만 하고, 호남과 같은 저발전 지역과 그 지대를 공유하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었습니다. 집중 투자 지역에서 상승한 지대를 호남과 같은 저발전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지방간 경제격차는 심화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하나의 요인이 되고 선거가 매개가 되어 지역감정이 촉발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이 낸 세금으로,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에 의해, 특정 지역에 투자가 집중되었다면, 그 혜택으로 인해 상승하는 그 특정지역의 지대는 당연히 전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공유한 지대를, 그 특정지역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저발전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일정부분 사용하는 것이 지극히 정당한 것이라는 논지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지역감정과 같은 문제도 상당히 약화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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