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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6-18, 23:57:59 에 ilovsky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정치] 각국 정상들 “월드컵은 인기회복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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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 “월드컵은 인기회복 찬스”
(문화일보) 2002/06/18 17:12
국민의 단결력과 애국심을 고취하고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홍보 기회가 될 수 있는 월드컵의 장을 세계 정상들이 놓칠 리 없다.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각국 정상들은 월드컵을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고 자신의 인기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보고 은근히 뜨거운 월드컵 장외 정치 게임에 뛰어들었다.
백악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7일 미국이 8강에 진출하자 대단히 고무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백악관이 반응을 보인 것은 월드컵 개막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서 축구는 비인기 스포츠로 CNN 등 미국 방송들이 8강진출을 간단하게 보도하고 넘어간 현실을 고려하면 상당히 성의를 보인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게임전 비엔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양국의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날(6월 세번째 일요일)을 맞아 텍사스 별장에 머문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전을 시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축구열병을 앓고 있는 멕시코계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야 했고 폭스대통령과의 우정도 배려해야 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축구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럽과 중남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평소 ‘내용보다는 포장이 중요하다’는 것이 신조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월드컵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9·11테러 이후 이라크 공격지지와 잇단 크고 작은 정치 스캔들로 미국의 푸들, 최악의 총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가 급락하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월드컵 함성의 자리에 얼굴을 내밀어 인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잉글랜드가 결승에 올라가면 일본을 방문, 직접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며 21일 시즈오카에서 열리는 잉글랜드 대 브라질의 8강 게임 날짜가 유럽연합(EU)정상회담과 겹쳐 있지만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이를 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총선을 앞두고 모든 것이 총선전략일 수밖에 없는 독일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우경화의 바람과 실업률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사민당의 지지율이 급락, 우파 기민-기사당의 인기에 추월 당하자 인기 만회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슈뢰더총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독일 게임을 관전하며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총리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게임마다 승리축하 메시지 보내기는 잊지 않았다.
지난 98년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으로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아트 사커팀이 예상밖으로 빨리 짐을 싸면서 실망한 경우. 시라크는 당초 월드컵 때문에 6월 9일, 16일 총선의 기권율이 높아지지않을까 걱정했었지만 이는 결국 기우가 됐고 그 어느때보다 관심과 지향점에서 분화되고 있는 프랑스인을 하나로 묶을 기회를 잃어버렸다.
장관들을 관저로 불러 함께 17일 미국과 멕시코전을 시청한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실망한 케이스. 폭스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절친한 관계이지만 멕시코가 경제, 노동 등 사회제반 분야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구라도 이겨 국민들이 환호성을 울렸으면 하고 내심 바랐다는 후문이다.
/문화일보 최현미기자 chm@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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