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주말의 인기쇼였던 무렵, 서울 경선장이었으리라, 경선결과가 발표되고, 단상에 오른 노후보, 일종의 후보수락연설 차례다. 다 쓰러져가던 민주당이 노풍에 힘입어 기사회생하고 흥분된, 어수선한 장내분위기 탓인지, 노후보는 짤막한 한마디를 남긴다.
"차별없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노풍은 바로 이러한 노후보의 정견에 대한 국민의 지지였다.
노후보가 원하는 사회는 "평등한 사회"가 아니라, 경쟁력있는 사회라고, 나아가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라고 해명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데올로기 논쟁은 수구세력의 속임수이며, 지금까지 잘 속아왔다고,
그들처럼 국민들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
이회창 후보가 서민들을 잘 모시겠다고 하니까, 국민들이 자세라도 됐어! 하며 기권하느니, 이번에는 점잖은 사람 찍어주자, 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들의 진심까지 믿지는 않는다.
국민들은 노후보의 진심과 능력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다.
그러니, 까놓고(?) 입바른 소리할 필요없었다.
관중인 국민들의 눈에 이번 지자제 선거는, 이회창 후보에게 동정표를 줄 만한 상황이었다.
이제는 그 <차별없는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라,
정치에 이미지 요술이 작용한다는 것을 국민들도 이미 알고 있다.
의약분업을 잘 정착시켜, 아픈 사람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하겠다고, 그래서 최소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정책을 연마해야 한다.
국민의 눈은 이미 높다.
그것이 노풍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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