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3일 인천 경선이 이회창 후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면서, 기대했던 `국민경선 시너지효과'도 함께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흥행 실패'를 말해주는 지표는 두 가지다. 60.1%에 그친 투표율과, 79.3%에 이른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이다. 낮은 투표참여율과 극단적인 표쏠림 현상은 국민경선제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데엔 한나라당 국민선거인단의 왜곡된 연령 구성 탓이 크다. 이부영 후보는 “선거인단 구성에서 청·장년층이 배제돼 일반 유권자의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최병렬 후보쪽도 “한나라당 선거인단은 3류 서커스를 보는 1960년대의 청중 같았다”며 `노령화'된 선거인단 구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인천지역 일반 유권자 가운데 20대의 비율은 23.7%이지만,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한 20대 선거인단은 2.5%에 그쳤다. 30대의 경우에도 이 지역 일반 유권자가 30.2%인데 비해 선거인단에선 17%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일반유권자의 67.6%를 차지하는 45살 미만이 한나라당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한 비율은 38.2%에 그쳤다. 반면에 일반유권자의 11.6%에 불과한 50대는 선거인단에선 24.6%에 이르렀다. `연령별 비율'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
이는 `경선 참여 당원의 30%를 20·30대로 한다'는 당 선관위의 애초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노·장년층이 대거 몰려든 이런 선거인단 구성이 이회창 후보에 대한 몰표로 이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몰표 현상에는 당내 핵심당원들의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노풍'에 이어 다른 후보들까지 `이회창 필패론'을 들고나오면서 오히려 당원들이 더욱 뭉치고 있다”고 인천경선 결과를 분석했다.
그러나 이부영 후보의 한 측근은 “그렇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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