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노 무현 후보님께,
저는 울산의 OO택시에서 기사로 일하고 있는 노 사모라고 합니다.
원래 무역(수입), 영업직으로 십 여년 직장 생활을 하다,
91년 경부터 유리 가공 관련 공구및 기계류를 취급하는
자영업을 해 오던 중, IMF 사태 직전인 97년 여름에,
개인 택시나 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울산에서 격일제 아르바이트로
택시기사 일을 시작하였으나, 98년 가을에 결국은 IMF를 극복하지 못하고
작은 금액이지만 부도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약 5년 정도 한 회사에서 별 탈없이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보고 느낀 것을 정치하시는 분들이나, 일반 여러분들께,
가진 것이 없고, 배우지 못하고, 희망도 없고, 그저 자기 처지를 한탄하며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을 위해,
주제 넘는 일이지만 감히 노 후보님께 글을 올리게 되었슴을
깊이 혜량하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희 택시 기사들은 근로 기준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모릅니다.
월급제가 왜 필요한지? 시행이 잘 될 수 있을지?
전액관리제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모릅니다.
단지, 10 년씩이나 기다려야 하는 개인 택시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근속제에 발목이 잡혀, 회사의 지시나 요구대로,
할 말이 있어도 말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으로, 위정자들 탓만 하고,
사회적 편견과 잘못된 휴가및 임금 체계등으로 스스로의 무기력함에 멍들고 지쳐,
왜 세상은 우리를 외면하고 있나 하는 한탄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화 관광 분야의 세계화를 위해선, 교통 분야가 상당히 중요하고,
정부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이나 철도, 버스등은 월급제이기 때문에 택시보다는 사정이 좋을 것입니다.
택시 기사는 퇴직금이 10년 근무해야 고작 5-600 만원 입니다.
제가 느끼는 택시 회사는, 한마디로 모순 덩어리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IMF사태 때에도 고통없이 지내고, 그 고통을 기사들이 감수할 수 밖에 없었고,
년월차 휴가 규정도 자기들 멋대로 해석하여, 기사들이 아파도 결근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임금 협약을 어용 노조위원장 이나 어용 상조회장과 결탁해서,
회사가 유리한 방향으로 체결하는등, 한심한 작태를 부리고 있습니다.
제가 종업원 6-700 명 정도의 회사에도 근무해 보았고, 20 여명 정도의 소규모 업체에도
근무를 해 보았지만, 소위 대중을 위한 공익 사업인 택시 회사의 사장이라는 사람이
종업원에 대해 욕지꺼리를 서슴없이 하고, 임금착취,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공갈 협박을 자행하는 것을 보며,
법인 택시업계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회사 근무 기사들 중 10-20 % 정도만 회사에 고분고분한 기사들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상여금 퇴직금 관계 또는 사고로 자꾸 내보내는 형편입니다.
차량 40대 정도인 저희 회사에 일년에 약 300-400명 정도가 들어왔다 나갔다 합니다.
회사는 교통 사고가 나면, 보험 사기라든지, 수리 금액등으로 많은 뒷 돈을 챙기고 있습니다.
증거를 잡으려면, 많은 택시 기사들의 양심 선언이라도 있어야 되겠지요.
그마저 근속제에 덜미가 잡혀, 고분고분 회사가 시키는대로 따라야 할 형편입니다.
부가세 신고는 제대로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택시회사 경영하면서 항상 적자라고 상투적으로 말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왜 사업 면허는 반납하지 않습니까?
서울에선 버스업체의 사업면허를 반납 받은 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택시 기사들에겐 노동부나 시청이 너무나도 먼 곳에 있습니다.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 고소,고발에 시일도 많이 걸립니다.
작년 겨울, 건설교통부와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과 합의했다는 내용도
빨리 시달이 않되고 있습니다.
울산 시청에서는 담당 건설교통국장이 한나라당 시장후보로 퇴직한 상태이며,
지금까지의 여러 정황으로 보면, 사업조합 편으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존경하는 노 후보님 !
대통령님의 선거공약 중에 택시기사 월급제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월급제 보다도 먼저, 남은 임기 1년 동안,
집안 사람 몇 명이 운영하고 있는 영세업체(차량 50-100대 미만)에 대한,
또한 고소 고발사건이 빈번한 업체들, 노사분규가 있는 업체들의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옛날과 달리, 공익 사업인 택시의 환경이 많이 변한 만큼,
정부의 대 택시회사에 대한 증차등 지원책도 재고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공익을 내세운다면, 택시업주들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면 안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비영리 단체에서 운영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택시 기사들에게는 현재의 근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파업으로 택시업주에게 대항할 경제적인 여건도 안됩니다.
열악한 근로 환경을 바꾸어 주실 분은 위정자나 지식인, 소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월급제를 시행하는데에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시행이 늦어진다 하면, 지자체 별로 조례에 의거한 현대판 노예제도인 "근속제"의 폐지와
택시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내지는 감독 강화, 합리적이고 철저한 경영평가를 하므로써,
노사 화합이 잘 되고 있는 업체에 증차분, 세액 감면등 인센티브를 주고,
고소 고발이 잦고 노사 분규가 발생하는 업체는 과감하게 벌칙을 주어,
택시 기사들이 근무 조건이 좋은 회사에 자연적으로 몰리도록 유도 해 주신다면,
월급제 이상의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국세청에서 가끔 특별관리업체를 발표하는 일이 있던데,
필요하다면 전면적인 세무조사라도 단행하고, 정부 지원금등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등,
정책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택시 운전자의 처우 개선및 근로 환경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택시 문제는 월드컵및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지방선거와 대선을 의식한 일회 처방성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새천년 관광 대국의 기초를 다지는 의미로, 택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노 후보님께 무례를 무릅쓰고 글을 올리게 된 것을 깊이 혜량하여 주시기 바라오며,
올 연말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하시리라 확신하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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