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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27, 22:29:15 에 kimyoung34 님이 작성하셨습니다. |
| 요즘 지식인들과 토론문화-100분 토론에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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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곡학아세식 지식인들의 글쓰기를 보면 왜 이럴까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듯 싶다. 교수 신문에 영남대 법학과 교수께서 쓰신 글 속에서처럼, 조선일보 보는 재미로 요즘 산다고 하는 분, 한겨레와 같은 신문은 없어져야 한다는 분, 상고출신들은 대통령하면 안된다는 분 이런 말들이 최고대학을 졸엄한 교수님들의 입에서 나온다. 조선일보 등의 수구신문에 글을 쓰는 분들도 실은 미사여구로 포장해서 그렇지 논조는 같다. 머리가 좋은 분들이 왜그럴까 하는 생각을 곰곰히 해보니,
그분들의 잘못된 인식론과 토론 능력의 부족을 지적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분들은 과거 일류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정답을 외웠다. 시험 문제란 늘 정해진 답을 원하고, 그런 정답찾기식 경쟁을 통해 소위 말하는 주류 사회에 편입할 수 있었던 그들은 그들이 열심히 찾아야 했던 그 정답을 제공한 부류의 논리만을 믿고 살아 왔다. 즉 그들은 세상에 정답은 하나이고, 그 정답의 기본 전제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정답의 기본 전제가 잘못되어 인정한다면 그들이 이겨왔던 경쟁 자체가 불공정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하는 정답이란 없다. 절대 진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절대진리인지 또는 정답인지를 우리는 현재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바람직한 지식인의 태도는 여러가지 정답의 후보 중에서 현재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토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너는 다른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할 때, 어느 것이 최선의 답인지를 서로 비교해 보아야 한다. 이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서로 주장에 대한 근거를 충실히 제시하고 그 근거에만 한정하여 비판을 주고 받는 태도가 바로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라 할 수 있다.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것도 상대방이 제시한 근거에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연장 선상에서 어떤 철학자는 진리에 우선하여 민주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아가 토론에서 노고문이 지적하였듯이 민주주의는 상대주의라는 인식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우리의 많은 지식인들은 이러한 토론의 원리를 모르거나 혹은 거부한다. 우선 그들은 한가지의 정답만을 선택하려 하고 자신이 감각적으로 선택한 정답에 근거를 제시하는 행위 자체를 귀찮아 하거나 싫어한다. 혹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하면 그 주장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근거에 주목하기 보다 토론 당사자들의 인격에 주목한다. 즉 자신에 대한 비판은 자신의 인격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며, 때문에 반대로 상대방에 대해 비아냥거리거나 욕을 해줌으로써 상대방의 자아개념에 복수를 해준다. 김대중 주필, 이문열 유석춘 등의 글을 읽어보면, 자신 주장의 사실적, 원리적 근거를 제시하거나 상대방 주장의 근거를 드러내어 그 근거를 비판하는 식의 논조를 볼 수 없다. 오히려 상대방의 공격을 자기 부류의 인격에 대한 감정적 도전으로 파악하고 최대한 비아냥 거려 상대방이 더 큰 상처를 입도록 공격한다. 소위 말하는 주류라는 사람들이 요즘 화가 많이 난 이유도 자신들에 대해 비판한다는 그 자체가 기분 나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나쁜 놈"들이라 그럴까?
나는 여러가지 원인들 중 그들의 잘못된 인식론과 부족한 토론능력이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라고 본다. 이러한 문제점이 진지한 학술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나아가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한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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